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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식업계에 부는 상생바람 ①] [르포] 제주섬에 핀 상생의 꽃…농가ㆍ기업 ‘윈윈’
-신세계푸드 계약재배 농가 ‘제주섬’ 가보니
-농가, 판로확보ㆍ소득↑…기업, 안정적 수매
-직거래 비중 50%, 전국 200여 농가와 상생

[헤럴드경제(서귀포)=김지윤 기자]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우리나라 최남단의 도시이자 청정 제주에서도 가장 따뜻한 지역이다. 서귀포 시내에서도 한참을 달려 들어간 대정읍 상모리에는 제주섬친환경영농조합법인(이하 제주섬) 농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08년부터 신세계푸드와 계약재배로 농가와 기업이 상생ㆍ동반성장을 이루는 현장이다.

지난 16일 기자가 방문한 제주섬은 초록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널따란 구획별로 양배추와 무, 배추가 무성하게 자랐다. 밭에는 동 틀 무렵, 누군가의 부지런한 손길이 닿은 흔적도 눈에 띄었다. 꽉찬 몸집 주위로 뻗어나간 양배추잎엔 물기가 촉촉했고 비옥한 땅에서 힘차게 솟아오른 무 역시 특상급의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이곳은 김대주ㆍ김세종 두 제주섬 대표가 1년 365일 자식같이 보살피는 삶의 터전이다. 

제주 서귀포 상모리에 위치한 제주섬친환경영농조합법인의 김대주 대표. 그는 10년전 신세계푸드와 계약을 맺고 김세종 공동대표와 함께 양배추, 무, 배추 등을 계약재배하고 있다. 1만평에 불과하던 제주섬 농장은 10년만에 10만평에 이르는 대형 농업회사법인으로 성장했다.

“작년 한해만 무 900톤, 양배추 750톤, 배추 420톤 등 총 10억원 가량의 농산물을 신세계푸드에 납품했습니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팔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는데,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면서 생산성과 소득이 크게 늘었고 영농경쟁력도 강화했죠.”

농장에서 만난 김대주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공동대표인 김세종 대표와 함께 10년 전 신세계푸드와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3만㎡(1만평) 규모에서 직접 지은 양파 1억원어치를 납품했다. 양파 수급이 자리를 잡자 이후 무, 양배추, 브로콜리 등으로 재배 품목과 물량을 늘렸다. 10년이 지난 현재, 제주섬은 초기 규모의 10배에 이르는 약 33만㎡(10만평)의 대형 농업회사법인으로 성장했다. 

▶계약재배, 영농경쟁력 끌어올려=제주섬의 성장은 신세계푸드의 도농상생협력 프로그램과 함께 이뤄졌다. 계약재배를 통해 제주섬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신품종 재배로 생산성도 크게 높였다.

김 대표는 “개인농가로서 신품종 테스트는 실패 위험이 커 시도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신세계푸드의 농업 컨설팅을 통해 제주 기후에 맞으면서도 가공이 편리하고 수율이 높은 양배추로 품종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이밖에도 신세계푸드는 농업기술센터, 농촌진흥청과 연계해 세미나를 연간 3회 개최하는 등 재배기술에 대한 조언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수확량을 크게 높였고 이는 농가의 소득과 직결됐다. 김 대표는 “담당 바이어와 수시로 통화해 발주량 조정과 농사의 애로사항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소통한다”며 “계획생산과 함께 대기업과 계약재배를 통한 홍보효과도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섬에서 재배하고 있는 양배추. 지난해 이곳에서 길러진 양배추 750톤이 신세계푸드의 위탁급식, 외식, 식품제조 등으로 사용됐다. [사진=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제주섬에서 재배하고 있는 무. 약 900여톤의 무가 지난해 신세계푸드를 통해 납품됐다. [사진=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농가와 기업, 지속적 동반성장 꿈꾼다=이익은 농가에만 있는게 아니다. 위탁급식, 외식, 식품제조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푸드 역시 계약재배를 통해 고품질의 농산물을 시세 등락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폭염에 채솟값이 금값이던 지난해 7~8월도 무사히 넘겼다. 당시 배추, 무, 열무 등 채소가격이 폭등했지만, 신세계푸드는 산지 농가들과의 계약으로 안정된 가격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올반’ 포장김치는 경쟁력있는 가격에 출시됐다.

신세계푸드는 산지 직거래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는 산지 직거래 비중이 농산물 전체 매입액의 50%를 차지했다. 매입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계약재배 농업경영체는 전국에 20곳, 농가로 치면 200여곳을 넘어섰다.

이러한 노력에 신세계푸드는 2016년 농식품 상생협력 추진본부가 주최하는 상생협력 경영대회에서 대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았다. 당시 신세계푸드는 상금(500만원) 전액에 500만원을 더한 1000만원으로 지난해 12월 우수 산지 협력회사 시상식을 갖고 팜팜, 굳뜨레 영농조합, 온채영농조합, 이성희 농장, 제주섬 영농조합 등 5곳에 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올해는 매입 품목 개수를 20% 늘리는 등 서로가 자원과 역량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도농상생협력에 더욱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신세계푸드에는 산지 농가를 통한 우수 식자재 수급은 필수”라며 “농가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이면서 신세계푸드와 협력농가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활동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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