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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본주택 인산인해…강남은 불패다?!
개포 4.3만, 논현 2만, 과천 2.6만
현금부자 수요 입증...“더 오른다”
로또 청약 효과일뿐...“확산 한계”
8.2대책 본격시행 4월 이후 봐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돈 가진 사람들 많네.”

16~18일 서울 강남권 분양 단지 견본주택에 9만여명의 인파가 몰리자 시민들은 하나같이 혀를 내둘렀다. 이 기간 개포동 분양 단지인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에는 4만3000여명, 논현동의 ‘아이파크 논현’에는 2만여명, 과천시 ‘과천 위버필드’에는 2만6000여명이 방문했다.

견본주택 밖으로 1㎞ 이상 늘어선 줄을 기다려 입장하는 데까지만 최장 3~4시간이 걸렸고, 그 후 상담이라도 받아보려면 추가로 3시간은 각오해야 했음에도 사람들은 기꺼이 대기열을 이뤘다. 청약을 공통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이니 만큼 금세 서로 말문이 트였다.

[사진=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 앞에 방문객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다.]

잠실에서 왔다는 40대 자영업자 임모 씨는 “당첨이 되면 부모님 댁으로 들어가고, 지금 사는 전세는 빼서 중도금을 내기로 아내와 합의했다”며 “당첨되면 로또니 아니니 말이 많은데, 오르지는 않더라도 떨어지기야 하겠나”라고 말했다.

상수동에서 온 직장인 김모(39) 씨는 “사정상 내 앞으로 집이 한 채 있기는 한데, 다른 곳에서 전세살이 중이다”라며 “유주택자라 당첨은 포기했고, 미계약 물량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구경왔다”고 했다.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서울 강남에 대한 자금력 있는 수요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WM리서치부 부동산 연구위원은 “강남 신축 아파트 대기수요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라며 “중도금 대출을 막고, 자금 출처 조사까지 하겠다고 예고했음에도 이렇다는 것은 정부 대책에 대처가능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라고 풀이했다.

이 대기 수요가 향후의 강남 공급 축소 상황과 결합하면 시장에서의 매도자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위원은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으로 재건축 사업 시작이 힘들어지고,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재건축은 거래가 불가능하고, 4월에 양도세 중과 시행되면 다주택자 매물도 나오기 힘들다”며 ‘매물 잠김 현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다른 편에서는 ‘로또’라는 소문에 청약 시장의 열기가 달아오른 것일 뿐, 다른 상품으로의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서초구의 Y공인중개사는 “강남 청약 시장은 대출 제한과 분양가 상한제가 결합하면서, 부자들만 살 수 있는 아파트를 싸게 만드는 효과를 냈다”며 “다른 상품은 지금 투자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고민이 많은데, 청약만큼은 확실한 시세 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유일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기존 아파트 시장의 온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주간 상승률은 0.26%로 지난달 초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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