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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대기열, 방문객 폭주…디에이치자이 “방문 자제 요청”
디에이치 자이 1㎞ 대기열
“4시간 걸려… 들어갈 수 있을지”
발길 돌리는 방문객도 다수
건설사 측 “방문 자제 해달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야 그냥 가자. 이게 무슨 XX 짓이야! 뭐 볼 게 있다고 이리 많이 몰려왔어!” “자기도 왔으면서…” 두 명의 중년 여성이 이렇게 말하고는 발길을 돌렸다.

16일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이 문을 연 가운데,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이 찾아와 일대가 큰 혼잡을 빚고 있다.

입구부터 늘어선 대기열은 정오를 기준으로 1㎞에 이를 정도다. 한 방문객은 부동산 카페에 “2시간 대기했는데 절반쯤 왔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줄을 선 뒤 입장까지 4시간쯤 걸린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측은 견본주택 입장을 오후 5시까지만 받을 계획이기 때문에 오후 1시 이후 도착한다면 입장을 못할 수도 있다.

[사진=16일 오전 11시30분 ‘디에이치 자이 개포’ 견본주택 앞에 많은 방문객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에 담긴 대기열은 전체 늘어선 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분양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 견본주택을 야간까지 연장 운영할까도 고민해봤지만, 그렇게 하면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아 당초 계획대로 하기로 했다”며 “고객들에게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대기열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늘어서기 시작했다. 오전 9시 무렵까지는 300~400여명 규모였지만, 이후 급격히 불어났다. 방문객들은 견본주택으로 향하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조금이라도 앞줄에 서려고 다퉜다. 차를 몰고 온 방문객도 교통 체증으로 인해 주차장까지 진입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아침 일찍 이곳을 찾은 방문객 유모(47) 씨는 “주말엔 대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근무일을 조정해 방문했다”며 “결혼 후 다섯번째 청약 도전인데 이번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주부 정모(42ㆍ여) 씨는 “우리는 애도 없고 무주택 기간도 짧아 가점이 37점 밖에 안되지만, 친구가 무조건 잡으라고 해서 함께 넣어볼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 아파트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개포주공8단지를 통으로 사들여 재건축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GS건설의 브랜드인 ‘자이’를 붙여 이름지었다. 총 1996가구를 지어 임대아파트 306가구를 제외한 169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 중 최대 규모 물량이다.

분양가가 3.3㎡ 당 4160만원으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심사 과정에서 분양가 상한제에 걸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당첨되면 ‘로또’라고 평가한다.

다만 가장 작은 전용 63㎡ 8가구만 9억원대이고, 나머지는 모두 10억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발코니 확장에도 84㎡ 기준 최대 2800만원이 드는 등 유상옵션 가격도 다른 단지보다 비싼 편이다.

특히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체감되는 가격 장벽은 더욱 높다. 최소 7억원 이상의 자체 자금 조달이 가능해야 도전장을 내밀어 볼 수 있지, ‘빚내서 집사자’는 심산으로 청약했다간 청약통장만 날리게 된다.

다른 제한 사항들도 많다. 85㎡ 이하는 100% 가점제가 적용되며, 85㎡ 초과는 50%가 가점제 대상이다. 가점제가 적용되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가입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가점이 높아지며, 유주택자에게는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청약부적격자나 청약 포기에 대비해 예비당첨자도 80%나 뽑지만 가점제가 적용되기는 마찬가지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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