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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 간판의 우아美, 깊은 맛
국립한글박물관, 한글상표 공방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서울 문래동 창작촌에는 마치 쇠, 철이 달궈지고 두들겨져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것 처럼 자기 자신과 꿈을 끊임없이 담금질하는 사람들이 산다.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 상표 공방(工房)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곳을 ‘담금길’로 표현해 보았다.

한 책방주인은 차와 독서가 어우러진 동네 교양쉼터의 이름을 뭘로 할지 고민이 많았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새로이 발견한 한글상표 공방 사람들은 ‘한쪽 한잔’이라는 간판을 제안했다.


찻집 주인 역시 한글공방에서 소중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존의 영어 간판을 접고, ‘우리듯’으로 개명할 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차를 우린다’는 의미와 너와 나를 뜻하는 ‘우리’가 모두 들어 있다. 여유롭게 차를 내려 마시며 우리 다워지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지난해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이 진행한 ‘한글 상표 공방’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한 수강생과 교육자가 머리를 맞대 제안한 내용들이다. 한글박물관은 올해에도 4월부터 12주간 토요일 오후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글 상표 이름을 만들고 이를 개성 있게 디자인해보는 교육 ‘한글 상표 공방’을 운영한다.


‘한글 상표 공방’ 교육은 외국어, 한자어가 범람하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우리말의 어감을 살린 아름다운 한글 상표 이름을 만들고 전시해 한글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한글 상표 공방’ 교육 초반에는 상표 이름 짓기 전문가의 한글 상표 개발 전략과 사례 강의, 한글 상표 만들기 실습이 이루어지고, 이어 글꼴 디자인 전문가의 지도를 통해 개성 있는 글꼴 디자인을 배워본다. 교육을 마치고 조별로 만든 결과물은 국립한글박물관 별관에서 2주간 전시할 예정이다. 한글 간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고 시사점을 얻는 기회이다.


상반기 수강생 모집은 오는 30일까지 이뤄지며, 한글과 디자인에 관심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서류 심사를 통해 30명 내외의 수강생이 선발되며 교육을 수료한 수강생에게는 국립한글박물관장 명의의 수료증이 발급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www.hange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교육은 한글, 상표, 디자인에 대한 전문 교육을 연계하여 받을 수 있고 이론과 실기를 두루 배워 실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큰 호응을 받았다. 또한 수강생들은 전문가의 지도를 무료로 받을 수 있고 관련 산업체 견학을 통해 실무 현장을 엿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본 교육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올해는 상반기(4~6월)와 하반기(10~12월) 총 두 차례의 교육을 운영할 예정이다.

작년에 수강했던 한 대학원생(국문학 전공)은 “상표 개발 전문가(네이미스트), 글꼴 전문가의 경험과 더불어 관련 이론과 전략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한글 상표를 만들며 전시까지 해볼 수 있어서 뜻 깊은 체험이었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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