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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수화물, 줄여야 할까 ①] 술도 안먹는데 지방간? 알고보니 ‘탄수화물 중독’
-술 안 마셔도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방치하면 고지혈증ㆍ당뇨병으로 연결돼
-스웨덴 연구팀, 환자 10명 실험 통해 밝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평소 술을 즐겨 마시지 않는 직장인 구모(38) 씨는 건강검진 결과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방간은 성인 10명 중 3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구 씨도 여느 사람처럼 지방간의 원인은 과도한 알콜 섭취로 알고 있었다. 건강검진 결과 설명을 들으러 간 그는 의사로부터 “정확한 병명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지방간 환자 중 약 80%가 비알코올성(지방간)”이라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일주일에 2번 이상 운동을 하라”는 충고를 들었다.

하나만 부족해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5대 영양소 중 하나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당류ㆍ당질이라고도 불리며, 단당류ㆍ소당류ㆍ다당류로 구분된다.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다. 뇌는 단맛이 나는 포도당만 에너지로 사용한다.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비만 인구가 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늘고 있다. 방치할 경우 간경변 등으로 악화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최근 스웨덴 연구팀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함께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헤럴드경제DB]

하지만 탄수화물은 각종 만성 질환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 중 당뇨가 특히 그렇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게 돼 인슐린 저하로 이어지면서 당뇨로 발전하게 된다. 탄수화물이 비알코올성 지방간과도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해결하려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란 구 씨처럼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이다. 방치하면 간 섬유화→간경화→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험요인은 과체중, 비만, 고지혈증, 인슐린 저항, 당뇨병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의학 전문 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스웨덴 왕립공과대(KTH)의 아딜 마르디노글루 박사 연구팀이 비만한 성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최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에게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은 늘린 등칼로리 다이어트를 2주 동안 계속하게 했다. 등칼로리 다이어트란 탄수화물 또는 단백질 또는 지방을 매일 똑같은 양 섭취하게 하는 다이어트다. 마르디노글루 박사는 “다이어트 결과 간의 지방 대사가 개선되면서 2주 후에는 지방간이 급속히 그리고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 악화와 관련이 있는 염증 표지, 특히 인터류킨-6와 종양 괴사 인자 알파(TNF-α) 수치도 줄어들었다. 또 장내 세균총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간의 지방 대사를 개선시키는 혈중 엽산 수치가 증가했다고 연구팀을 밝혔다.

그러나 마르디노글루 박사는 “등칼로리 다이어트가 모든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 전문지인 ‘셀 대사(Cell Metabolism)’ 최신 호에 게재됐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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