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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트럼프 설득하러 워싱턴 가는 특사단 임무 실로 막중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원장이 8일 미국에 들어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상세히 전하고, 북미대화를 권유하기 위해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미국의 고위 안보책임자들과도 접촉하게 된다. 북한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서는 북미간 대화와 이를 통한 관계 개선이 필수다. 이들의 방미 결과에 따라 의미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북한측 입장과 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하게 될 방미단의 역할이 실로 막중하다.

일단 분위기는 좋아 보인다. 특사 대표를 맡았던 정 실장은 방북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북미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북한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데 근거한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비핵화 문제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특사단에게 표명한 바 있다. 더욱이 정 실장은 “미국에 전달할 별도의 북한 입장을 추가로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움직일만한 획기적 제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과 방북 특사단은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 핫라인 설치, 대화기간중 추가 핵실험 중단 등에 합의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그 가운데 대북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김 위원장의 입장은 상당한 진전이라 할만하다. 물론 ‘핵보유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발언 행간에서 상당한 변화의 조짐은 묻어나는 건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유화 제스처를 액면 그대로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이만하면 북미 대화의 조건은 어느정도 갖춰졌다고 본다.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미국의 입장은 여전히 확고하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 요구에서 한치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자세다. 방미단이 그 틈새를 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미국 설득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 정세변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의 문제다. 미국도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면 대북 특사단의 방북 성과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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