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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명 일으키는 녹내장, 藥써도 안압 안 떨어지면 수술해야
-11~17일 ‘세계 녹내장 주간’…안압이 올라 시신경 손상
-증상 방치하면 실명ㆍ조기 검진 중요…4년새 환자 38%↑
-수술, 시력 좋아지지 않지만 실명 막는 최후 수단일수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직장인 성모(42) 씨는 30세 때 안과 검진을 받다 우연히 자신이 녹내장을 앓고 있음을 알았다. 수년 전부터 시력이 조금씩 떨어지긴 했지만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자칫 실명할 수 있다는 녹내장 진단은 성 씨에게 충격이었다. 그의 안압은 오른쪽 15㎜Hg, 왼쪽 16㎜Hg은 정상 범위였다. 그의 녹내장은 정상 안압 녹내장이었다. 하지만 12년 동안 꾸준히 진료를 잘 받은 결과 지금까지 시력을 잃지 않고 정상적으로 지내고 있다.

매년 3월 둘째 주는 세계녹내장협회(WGA)가 녹내장에 대한 사람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정한 ‘세계 녹내장 주간’이다. 올해는 오는 11~17일이다. 일상생활 중 작은 이상이라도 생기면 큰 불편을 느끼는 신체기관이 바로 눈이다.

하지만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주요 안 질환은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어 말기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성인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는 녹내장도 초기 자각증상이 없다. 때문에 정기 검진을 받는 등 예방이 필수다. 녹내장은 치료 초기 약물을 통해 안압을 낮추게 된다. 그러나 여러 종의 약물을 사용해도 안압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는 녹내장도 초기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받는 등 예방이 필수다. 녹내장 발병 후 여러 종의 약물을 사용해도 안압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공=건양대 김안과병원]

완치 불가능한 녹내장, 대부분 약물치료 통해 안압 낮춰=녹내장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2∼2016년 녹내장 질환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진료 인원은 2012년 58만4558명에서 2016년 80만7677명으로 38.2% 증가했다. 녹내장 환자는 50대 이후에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연령대별 환자를 살펴보면 60대가 18만969명(22.4%)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6만5073명(20.4%), 70대 15만5904명(19.3%) 순이었다.

지난해 인구 10만명 당 진료 인원은 1591명이었다. 여성은 1731명, 남성은 1452명이었다. 70대 이상으로 한정하면 10만명당 진료 인원은 5052명으로 20명 중 1명은 녹내장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진료 인원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의학 장비 발달로 조기 발견율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건보공단은 분석했다.

녹내장은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질환으로, 안압이 상승해 시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에서는 성 씨처럼 안압이 정상 범위에 속할 때 발생하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종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안압이 정상 수준이어도 안압의 변동 폭이 크거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 또는 유전자 이상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녹내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크게 급성ㆍ만성 녹내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유영철 건양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녹내장센터장)는 ”급성 녹내장의 경우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충혈, 안구 심한 통증과 함께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반면 90% 이상 환자에서 발생하는 만성 녹내장은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말기가 되기 전까지 거의 자각증상이 없다. 환자가 시력 저하나 시야가 좁아진 것을 느꼈을 때에는 이미 시신경이 많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녹내장은 아직까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다. 녹내장의 치료란 손상된 시신경을 이전 상태로 복구하는 것이 아닌, 시신경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녹내장 치료는 대부분 약물치료로 이뤄진다.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주기적으로 점안하는 것이다.

유 교수는 “만성 녹내장 환자의 70~80% 정도는 약물치료를 받게 된다. 약물치료만으로 안전한 범위로 안압이 조절되면 녹내장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며 “만약 약물치료 중 부작용이 계속 발생하거나 안약만으로 안압이 목표 안압 이하로 낮아지지 않는다면 레이저(선택적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 등)나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녹내장 진단 받으면 넥타이 매기 등 안압 올리는 상황 자제해야”=눈에는 영양분 공급과 형태 유지를 위한 방수라는 액체가 있다. 방수가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거나 배출이 안 되면 안압이 상승한다. 녹내장 수술치료의 기본 원리는 방수가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녹내장 수술의 경우 일반 수술과는 달리 수술 이후 완치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수술 이후 시력도 좋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개의 안압약을 점안하거나 레이저치료를 해도 안압이 안전한 정도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수술 후 시력이 좋아져 효과를 알수 있는 시력 교정 수술이나 백내장 수술과 달리 녹내장 수술은 질환 특성 상 시신 경손상의 진행을 억제할 뿐 녹내장 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약물치료에서 부작용이 많이 나타났거나 안압 조절이 어렵다면 실명을 막기 위해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치료가 너무 늦어지면 다가오는 실명의 위협을 돌이킬 수 없다. 때문에 녹내장 수술의 결정은 빨리 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 여러 가지 녹내장 안약을 수년 이상 오래 점안하게 되면 눈 표면에 미세한 염증이 발생돼, 특히 섬유주 절제술 등 수술 결과를 나쁘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 교수는 “녹내장은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며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문제가 없었다 할지라도 수년 이상 지켜보면 약물의 부작용이나 약물의 효과가 부족해 수술이 필요하게 되는 사례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수술 시기는 환자의 질환 진행 경과에 따라 다르다”며 “안압ㆍ시신경 손상 정도 등을 정기적 안과검진을 통해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녹내장은 예방이 중요하다. 대부분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박 교수는 “정기적인 검진으로 시신경 상태를파악하고 생활에 변화를 주는 것이 도움된다”며 “녹내장 진단을 받으면 금연을 하고 무거운 역기를 들거나 넥타이를 매는 등 안압이 올라가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ken@heraldcorp.com

<녹내장 수술에 대한 잘못된 상식>

▶녹내장은 수술할 수 없다(X)→경과에 따라 수술하는 것이 적절한 치료법

▶녹내장 수술을 하면 시력이 좋아진다(X)→수술해도 시력이 좋아지지 않아

▶녹내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실명한다(X)→수술만이 실명 막는 수단일 수도

도움말:건양대 김안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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