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보다 한달 일찍 봄을 맞는 제주는 춘삼월에 봄 기운이 완연하다.
3월 1일부터 4월 8일까지 열리는 상효원 튤립축제에서는 600여 평 규모의 플라워 가든을 가득 채운 다양한 튤립을 만날 수 있다. 아펠둔, 키스 넬리스, 로얄 버진 등 여러 종의 튤립이 꽃길을 만들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튤립은 따듯할수록 꽃봉오리를 더 활짝 피워낸다.
한라산 자락 노루생태관찰원은 200여 마리가 여행자를 경계하지 않고 노는 곳이다. 가까이에서 먹이를 줄 수 있다. 3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는데 노루 먹이 주는 시간인 오전 8시 30분, 오후 4시경에 방문하면 더 많은 노루를 관찰할 수 있다.
봄을 가장 먼저 만나는 서귀포의 고근산은 겨우내 붉게 물들었던 삼나무와 편백이 초록의 싱그러움을 머금어 짙은 숲의 향기를 내뿜는다. 서귀포시 시내권에 위치한 ‘외로운 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근산은 왕복 30분 코스로 가볍게 오르기 좋다. 정상에선 서귀포 바다와 한라산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봄꽃은 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방산 근처 카페 앤드엔 다양한 꽃차가 있다. 목련, 금계국, 메리골드, 구절초가 꽃차로 태어났다. 동북의 구좌읍 행원리 카페 제주이야기에선 전복과 꽃이 어우러진 전복꽃밥을 만날 수 있다. 직접 키운 꽃들로 만든 전복꽃밥과 천연꽃 방향제, 향수 만들기 등 다양한 꽃 체험이 가능하다. 드라이플라워로 커스텀 향수를 만드는 체험은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꽃과 새들이 전하는 봄소식을 아름답게 담아낸 왈종미술관은 작가 이왈종이 도자기로 빚은 건물모형을 건축가와 함께 재현해냈다. 그의 캔버스 위에 꽃이 피고 새가 나른다. 미술관 옥상 정원에서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서귀포 풍광이 펼쳐진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제주현대미술관에는 곶자왈 내음이 가득하다. 제주비엔날레의 중심지였다. 분관에는 50여 년 동안 제주의 자연을 담아낸 박광진 작가의 ‘자연의 소리’전이 열린다. 유채꽃 향기가 화폭 가득 넘쳐난다. 제주관광공사(www.visitjeju.net)는 춘삼월 제주여행지를 소개하면서, 스냅촬영명소로 아침미소목장, 명월리 ‘팽나무’, 조천스위스마을을 추천했다.
함영훈기자/a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