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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과전문가 27명 ‘트럼프’를 파헤치다
2017년 4월20일 예일대 의대에서 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대학 정신의학부 임상조교수인 폭력연구의 세계적인 전문가 밴디 리와 정신의학 전문가 27명이 연 컨퍼런스의 주제는 ‘우리의 직업적 책임에는 경고할 의무가 포함되는가?’였다. 정신과 의사가 허가를 받지 않고 특정 공인의 정신 건강에 대해 말해선 안된다는 직업 윤리인 ‘골드워터’규칙을 어기는게 가능한지를 토론회에 붙인 것이다. 이들은 위급한 상황일 때, 의사는 골드워터 규칙을 어겨야 하며,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위급한 상황이란 다름아닌 트럼프의 정신건강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 컨퍼런스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대중들의 알 권리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푸른숲)라는 책으로 나왔다. 80년대부터 대중에게 알려진 트럼프의 수많은 동양상 기록과 수천 건의 인터뷰 자료, 수만 건의 트윗멘션 등 30여년 동안의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저마다의 수십 년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트럼프를 진단해낸다.


주제 발표에 나선 수많은 전문가들의 앞에는 나치전범을 도운 의사들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역사 심리학자 로버트 제이 리프턴 교수가 섰다. 그는 ‘악성 정상성’ 개념을 제시하며 트럼프의 비정상성을 제시한다. 악성 정상성이란 사회마다 자신들이 바람직하거나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사고와 행동, 판단의 방식이 있는데, 그 정상성의 기준은 특정 시대의 정치적·군사적 흐름의 영향을 받아 사악하다고 할 만큼 파괴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 트럼프는 이의 새로운 버전으로, 대통령직이라는 광범위한 틀과 관계망 속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그의 행동이 민주주의를 위협함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스탠포드 감옥 심리 실험’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와 심리치료 전문가 로즈메리 소드는 트럼프를 억제되지 않는 극단적 쾌락주의자로 정의한다. 10대처럼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나 미래를 그다지 생각하지 않아 자유세계의 지도자로서 의무를 다하는데 부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둘은 나아가 트럼프에게서 초기 독재자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심지어 보스톤정신의학연구소 연구책임자인 랜스 도즈는 트럼프는 부인할 수 없는 소시오패시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의견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분노하고 상대를 파괴하려는 충동적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런 특징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악화된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함께 ‘거래의 기술’을 쓴 토니 슈워츠는 1년 동안 옆에서 관찰한 바를 바탕으로 트럼프에게서 블랙홀 수준의 낮은 자존감, 사실을 완전히 무시하는 자기 정당화, 전쟁 충동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은 트럼프에게 일말의 희망을 발견해보려는 이들의 기대를 꺽어놓기에 충분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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