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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재에 오른다’ 공식 깨진 증시…왜
-평창ㆍ춘절 수혜주 옛말…실적이 관건
-금리 인상기 ‘경기민감주ㆍ가치주’ 공식도 깨져

[헤럴드경제=김나래ㆍ최준선 기자] 증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미국 등 대내외 변수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악재에는 민감하고, 호재에 둔감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생각했던 증시의 통념들이 시장에서 깨지고 있다.

시장에서 기대가 컸던 평창 올림픽 특수나 중국 춘절 효과 등의 수혜는 누리지 못했고, 금리인상기에 호재인 경기민감주(소재ㆍ산업재)나 가치주들 역시 부침을 겪고 있다. 이처럼 수혜주 효과가 과거보다 크지 않아 단순 도식화된 수혜 업종보다는 실적 향상 기대감이 높은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수혜주 주가 업은 옛말=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일 전날(2월8일)부터 폐막일 전 마지막 거래일(23일)까지 올림픽 공식 라이선스 사업자인 롯데쇼핑 주가는 14.60%나 빠졌으며, 용평리조트는 13.31% 급락했다. 이어 5G관련주인 이노와이어리스는 9.21%, 케이엠더블유도 8.62% 빠졌다. 제일기획 역시 7%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평창동계올림픽 수혜주의 부진에 대해 올림픽 특수가 애당초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해석했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올림픽 개막 전 수혜 종목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개막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도 많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에 코스피가 개막일 단기 저점을 기록하는 등 급락했다가 다시 오르는 과정이 우연히 올림픽 기간과 겹쳤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올림픽 모멘텀이 작동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춘절(2월15~21일) 수혜주로 꼽히던 화장품과 유통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증시에서는 통상적으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와 설이 맞물려 2월은 매출을 책임지는 성수기로 봤다. 하지만 화장품 관련주인 아모레퍼시픽은 연초 이후 7.51% 하락했다. 오리온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10% 넘게 하락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중관계 개선으로 실적 회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지만 언제, 어느 규모로 회복될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숫자가 기반되지 않고 있다”며 “종목 선택에 있어서는 사드 회복 모멘텀으로만 피력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국이 핵심이기보다는 플러스 알파가 되는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 금리 인상기에도 못오른 경기 민감주=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나타낸다는 공식도 최근 깨졌다. 미국발(發) 국채금리 급등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 가능성이 확대되는 상황이지만,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소재, 산업재, 금융 업종 주가는 시장 대표 지수보다 저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1월 말 이후 2월까지 약 한 달 동안 -6.58%수준의 낙폭을 나타낸 가운데, 비금속(-11.02%), K200철강소재(-8.72%), K200산업재(-8.54%), 화학(-6.04%) 등 주요 업종은 이와 비슷했거나 혹은 더 부진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 금리 인상기로 비교되는 2005~2007년 당시와 비교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이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조선ㆍ해운, 기계. 건설, 철강 등 업종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던 과거 금리 인상기와 비교하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단순히 도식적으로 ‘수혜 업종’을 찾기 보다는 금리 인상에 따른 실적 향상 기대감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개별적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투자전략 변화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조언도 최근에는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는 이익, 자산규모 대비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돼 있는 ‘가치주’가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은 PBR이 높은 기업들보다 34%포인트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허재환 연구원은 “현재는 한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는 국면으로, 이같은 상황에서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형성된다”며 “가치주와 상대주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지난 2~3년 급격히 줄어든만큼, 가치주의 상대적인 매력도도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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