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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신영규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연구관]도시 녹지의 재발견
기록적인 한파로 옷깃을 잔뜩 여미던 게 얼마 전 일 같은데 이제 봄이 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한 여름 더위와 겨울 칼바람에 시달리다 보면 어느 따뜻한 봄날 조용한 공원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그리워지게 된다. 그런데 이런 녹지 공간도 사실 그냥 노는 땅이 아니라 갈수록 할 일이 많아지는 땅이라는 걸 생각해 봐야 한다.

전통적으로 도시의 녹지는 삭막한 도시의 경관을 조금이나마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공간 또는 바쁜 일상을 사는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장소였다. 그런데 경제 성장을 거듭하면서 사람들은 도시화와 산업 발전의 댓가인 환경오염을 겪었고, 도시의 녹지의 새로운 역할을 발견한다.

녹지는 도로, 철도,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매연, 분진, 소음, 불빛 등을 흡수하고, 차단했으며 원치 않는 인공시설물을 보이지 않게 숨겨주었다. 도시화가 가속화될수록 녹지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커졌다. 최근 도시의 생태적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활발해진 이유다.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야생동식물 서식지이자 도시 외부의 자연 녹지를 생활공간 가까이로 끌어들이기 위한 생태축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도시 녹지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있다. 도시 녹지는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난방열을 완화시켜 도시를 시원하게 하고, 강우 시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서서히 흐르게 함으로써 홍수조절 및 수자원 함양 기능까지 더해졌다.

미래의 도시 환경 속 녹지 달리 말해 ‘그린인프라’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도시화가 가속화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녹지 면적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도시계획시설의 지정 효력이 상실되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로 인해 2020년 7월 1일부터는 도시공원 면적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해결책은 무엇일까.

제한된 면적의 녹지로 앞서 설명한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환경공간정보를 기반으로 정교한 도시 환경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먼저다.

더불어 이 계획을 도시계획에 연동하고, 자연스럽게 도시와 그린인프라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환경부에서는 이를 위해 2015년 환경정책기본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했고, 2016년 청주시를 대상으로 공간환경계획 수립 시범사업을 수행했다.

또한 환경정보를 정밀한 지도로 표현하는 국가환경지도 사업, 도시의 유휴 공간을 생태적 공간으로 재조성하는 자연마당사업 등을 확대해 가고 있다.

과거 우리가 늘상 접하던 녹지는 그린인프라로서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으로 변모했다.

이제 우리의 인식 또한 많이 변화해야 할 때다.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녹지를 이용해 빡빡한 도시의 틈에서 쾌적하고 자연스러운 지속가능함을 누리려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식 전환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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