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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시(習)황제’, 러 ‘차르 푸틴’...국제정세 어디로
中 개헌안 연임제한 삭제...習 2023년 이후 집권 가능
중ㆍ러 1인 통치시대로 회귀...국제정세 불확실성 고조
중 엘리트들, 문화대혁명과 같은 혼란 원치 않을 것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공산당이 국가 주석의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하는 헌법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내놓으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장기집권이 현실화됐다.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처럼 1인 절대 권력 시대로 회귀하면서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킨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25일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현재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헌법 개정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제안이 다음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식으로 통과되면 시진핑 주석은 2023년 이후에도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사진=AP연합뉴스]

이와 함께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헌법에 명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진핑이 ‘중국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 반열에 오르게 된다는 의미다.

헌법 개정을 통해 시진핑이 1인 장기집권을 하게 되면 덩샤오핑 이후 40년간 유지돼 왔던 중국의 집단지도체제가 유명무실해진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시절 권력 집중 폐해를 없애기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고 안정적인 권력 승계를 위해 후임자를 지정하는 정치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지난 당대회에서 이같은 불문율을 깨고 후계자도 지정하지 않았다.

또 고위급 간부 인사 원칙인 ‘7상8하(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도 깨질 전망이다. 지난해 은퇴했던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70)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후난성 전인대 대표로 선출되면서다. 시 주석은 오는 2022년에 69세가 된다.

이같은 중국 정가의 움직임과 관련해 26일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이 푸틴과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컨퍼런스보드의 주드 블란쳇 연구원은 “시진핑이 푸틴의 종신 대통령 길을 따를 것이라는 것은 더이상 루머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푸틴은 지난 2000~2008년 대통령을 맡은 후 자신의 대학 후배이자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 자리를 물려줬다. 이후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대통령에 복귀, 개헌을 통해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 올해 대선으로 4기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유력 야당 후보의 출마를 법원 판결로 원천봉쇄하는 등 오는 2024년까지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시진핑 주석이 향후 10년 이상 장기집권할 게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중국런민대 정치학과 장밍 교수는 “관영 언론들은 시진핑을 ‘영수(領袖)’라고 칭한다. 영수는 ‘영도(領導)’보다 한 단계 더 높으며 정신적 지도자라는 의미도 있다”면서 “마오쩌둥은 영수로 불렸지만 후진타오나 장쩌민 전 주석은 이같이 불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당주석이 되든 총서기가 되든 직함은 중요하지 않다. 서양과 달리 중국은 권력이 누구 손에 있느냐에 의미가 있다”면서 “중국의 일반인들은 이미 시진핑을 ‘황제’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과 같은 종신제 지도자 시대로 되돌아가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후싱더우는 미국 AP통신에서 “시주석의 장기 집권은 개혁과 반부패 추진에 유리하다. 하지만 중국에 종신제 지도자가 다시 출현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과거(마오쩌둥 집권기 문화대혁명의 혼란)를 통해 우리는 이미 뼈저린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콩 애플데일리도 중국정법대 법제신문연구센터 천제런 연구원을 인용해 “13억 중국인들, 특히 우수한 엘리트들이 국가의 희망을 한 사람에게 의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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