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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평창올림픽 만이 이뤄낸 일곱 가지
한국 썰매-설상-빙상 삼위일체 달성
나눔, 평화, 흑자, 문화올림픽 실행 “성공”
올림픽 유산활용 민관공동투자가 관건


[헤럴드경제(평창)=함영훈 기자] “영미~ 안녕~~, 꼭 또 보자!”

지난 9일부터 17일간 숱한 사연을 만들어내며 열정으로 활활 타오르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가 25일 밤 석별의 정을 남긴채 꺼졌다.

2018 평창은 7가지 면에서 역대 어느 대회 보다 차별화된 우수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성공한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사진=연합뉴스]

우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코소보, 에콰도르, 에리트레아, 나이지리아가 첫 출전해 적도(赤道) 인근까지 겨울스포츠가 확대되는 등 역사상 가장 많은 나라가 참가한 점 ▷유엔 주재하에 157개국이 ‘대회기간 중 모든 전쟁을 중단한다’는 휴전 선포에 동참한 점 ▷남북한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을 통해 스포츠가 국제정치의 경색 국면을 풀었다는 점은 어느 대회도 해내지 못한 평창올림픽 만의 특징이다.

또 ▷쇼트트랙 등 빙상에 치우쳤던 한국이 썰매와 설상종목에서도 1,2위를 차지하고 컬링에서도 정상권에 오르면서 균형잡힌 동계스포츠 강국이 됐다는 점 ▷시설공사 및 운영비 규모에 비해, 후원금과 판매수익이 더 많은 흑자대회였다는 점 ▷매일 축제가 벌어져 1200여 차례 문화예술 공연이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간 숱한 대회에서 말로만 하던 평화, 우정, 문화, 경제올림픽을 실제 구현한 ‘실행력’면에서 뛰어났다는 분석이다.
▶썰매의 윤성빈 [사진=연합뉴스]

▶나눔과 화해= 이번 대회엔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인 92개국(NOC) 292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102개 경기에서 금메달 103개, 은메달 101개, 동메달 103개가 메달 규모면에서도 최다였다.(금,동메달 공동수상) 규모가 커진데에는 한국이 지난 8년간 아프리카, 동남아 등 겨울 없는 나라 40여개국 청소년들에게 동계스포츠를 가르쳤던 나눔 드림프로젝트도 한 몫했다. 여자선수비율도 41.5%로 사상최대였다. 입장권은 목표 대비 98% 판매해 수익 1500억원을 돌파했다.

26개국, 31명의 정상급 외빈 및 UN 사무총장, UN 총회 의장이 방한했다. 미국과 북한 최고 통치자의 혈육이자 최측근 참모도 방문해 화해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대회기간 하루 최대 80회, 총 1200여 차례 문화,예술 공연으로 ‘문화올림픽’을 실천했다. 대회기간 평창올림픽플라자와 강릉 올림픽 파크엔 설 다음날 하루 최다인 14명6000명이 온 것을 비롯해, 폐막식까지 약 100만명이 찾았다.

북한 예술단과 응원단은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려는 노력 속에 한국국민과 더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다. 우리 시민과 거리를 뒀던 과거 북측 응원단과는 달리 이번엔 강원도 곳곳 다중 밀집지역을 찾아다녔다.
▶컬링의 김은정 [사진=연합뉴스]

▶최고 시설, 최고 기량 화답= 기업 후원금은 1조1123억원인데 1조원 미만을 들여 치밀하게 만들고 관리 운영한 경기장에서는 각종 신기록이 양산됐다. ‘흑자 동계올림픽’,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기록을 한꺼번에 세운 것도 평창 이외에 매우 드문데, 역대 최고 빙질 등 ‘품질’까지 담보했다는 찬사를 받은 것이다.

참가 선수들은 훌륭한 퍼포먼스로 화답했다. 메달 2개 이상 획득한 선수는 프랑스, 노르웨이, 독일, 대한민국, 오스트리아, 캐나다 등 국적의 50여명이었다. 최다관왕은 바이애슬론의 마르틴 푸어카드(프랑스ㆍ3관왕) 등이다.

쇼트트랙 등 빙상에서만 메달을 따왔던 한국은 평창 올림픽에서 설상, 썰매 등에서 최초의 메달을 얻음으로써 균형잡힌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섰다. 점프와 썰매, 스노보드 1호 출전자들은 희망을 노래했다.

‘말벅지’ 윤성빈의 아시아최초 스켈레톤 금메달, ‘배추소년’ 이상호의 설상 최초 스노보드 활강 은메달, ‘훈남 철인’ 이승훈의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 등극, ‘빙상 여제’ 이상화의 3연속 올림픽 메달(금2, 은1) 획득 등은 영원히 남을 평창의 기록들이다.

‘마늘소녀’의 “영미~~!” 외침으로 기억되는 컬링에 대한 국민적 인기는 노력하면 안되는 일이 없고, 모든 스포츠는 인기있는 종목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설상의 이상호 [사진=연합뉴스]

▶옥의 티= 그러나 경기 분야에서는 ‘팀추월 왕따’ 사태로 드러난 경기연맹의 고질적인 병폐, 경기 외적으로는 티켓을 끊고도 수송시스템의 난맥상으로 제시간에 경기 못 본 관중이 꽤 있었던 점, 일부 숙소에 대한 질병관리 미흡으로 노로바이러스 문제가 대회 내내 걱정스럽게 했던 점 등은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경기장 사후활용, 지역개발-문화유산의 지속적 추진의 목소리도 높다. 경기시설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높아진 평창군-강릉시의 브랜드가치와 올림픽 유산을 활용한 세계적 관광자원화 노력은 실행 계획이 구체화하지 않았다. 몇 달 후 ‘흉물’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민관합동의 치밀한 계획이 수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실수는 물론 연맹의 난맥상까지 짊어져야 했던 김보름의 사죄 큰절 [사진=연합뉴스]

한편 20여명의 입양아가 각국 대표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선 이미현 선수 등 ‘친부모를 찾으러 왔다’는 감동의 사연들이 전해지면서 전세계 한민족 네트워크에 대한 본국 국민의 관심이 커지는 계기도 됐다.

폐막식에는 조화와 융합을 통한 공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았다. 엑소를 좋아하는 러시아 메드베데바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은 K팝과 EDM에 맞춰 평창이 남긴 평화와 우정의 춤을 흐드러지게 추며 석별의 정을 나눈다.
평창=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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