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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지 않는 대화(마셜 B. 로젠버그 외 지음, 강영옥 옮김, 파우제)=‘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말 그릇’ 등 말과 관련된 책들이 넘쳐나고 있다. 상처주는 말, 그릇된 말들이 빚어내는 균열과 파국이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갈등 중재자이자 심리학자인 로젠버그는 갈등 해결의 비결이 비폭력대화에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우리의 잘못된 언어 습관 때문에 다른 사람과 공감대를 이루는 인간적인 본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즉 대화법, 소통법을 제대로 모른다는 얘기다. 어떤 표현을 사용해 질문하고 상대방이 말한 정보에 얼마나 공감하는지가 저자가 제시하는 비폭력대화의 핵심이다. 비폭력대화의 첫 단계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리고 그에 대한 다른 사람의 행동을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또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다른 사람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깨닫는게 비폭력대화의 핵심이다. 감정은 오로지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감정과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는 법과 공감 대화법,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 우리가 몰랐거나 놓치고 있던 것들을 직시하게 해준다.

젊은 소셜벤처에게 묻다(이새롬· 도현명 지음, 남해의 봄날)=청년 일자리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 수록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하다. 2016년 벤처기업의 수가 3만개를 넘어선 건 그런 반증이다. 그러나 창업 역시 만만치 않다. 창업 5년안에 80퍼센트가 문을 닫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은 비즈니스로 세상을 바꾸려는 선한 의도로 시작한 6명의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 기업가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는지 들려준다. 어떤 동기로 창업을 선택하고 가장 큰 고민인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구축했는지, 또 어떻게 소셜 미션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는지 살폈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수익을 내는 건 언뜻 불가능해 보이지만 길은 있다. 창업가들은 이를 혁신이라 부른다. ‘수익창출’이라는 벽 앞에 선 이들에게 기업의 본질은 무엇인지, 소셜벤처의 성장에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 수립의 과정과 경영 노하우, 선배들의 조언까지 소셜벤처 뿐 아니라 스타트업을 시작한 이들이라면 궁금해할 창업 정보가 쏠쏠하다. 

시베리아 유형의 역사(한정숙 지음, 민음사)=시베리아 유형지는 근대 러시아 문학이나 영화의 한 배경쯤으로 여겨지는 게 우리네 인식이다. 불순한 구성원을 자국 밖 특정한 장소에 보내 사회에서 제거하는 정도로 이해하지만 역사는 단순하지 않다. 한정숙 서울대교수는 시베리아 유형제도의 실체를 더 깊게 파고든다. 시베리아는 원래 러시아의 영토가 아니었다. 영토 확장 과정에서 시베리아의 토착 부족국가들을 무력으로 짓밟고 모피동물을 멸종시키고 지하자원을 채굴하며 환경을 해쳤다. 시베리아는 일차적으로 러시아의 경제 식민지였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원이 풍부한 정복지를 더 효과적으로 수탈하고 러시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유형수들을 보내고 이곳은 유형식민지로 전락하게 된다. 저자는 시베리아 유형제도를 징벌적 성격과 사민 수단적 성격이 결합한 형태로 본다. 즉 공동체에서 배제하고 싶은 사람을 식민지로 보내 살 만한 땅으로 만들게 하고 차후에 이곳을 국가권력에 통합시키는 데 유형자들을 이용한 것이다. 유형자들은 죄수이자 식민자로 국가에 복무한 셈이 된다. 책은 시베리아 유형제도의 역사는 물론 유형수들의 생활사까지 총체적으로 제시, 형벌제도로서가 아닌 역사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도록 이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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