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설ㆍ한파 이후 물가 ①] “해물파전에 오징어는 사치”…金징어 실감 나네
-식당가, 오징어 메뉴 가격 올리거나 대체메뉴 신설
-죠스푸드 오징어튀김 가격↑ㆍ동네선 사이즈 줄어
-오징어 어획량 2년 연속 급갑…절반이하로 ‘뚝’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씨가 말랐죠 뭐…. 가격 안올릴 수가 없어요. 작년 여름에 오징어볶음 9000원(기존 7000원)으로 올렸는데, 주문은 절반 아래로 뚝 떨어졌지요. 메뉴에서 뺄 수도 없고. 오징어가 언제부터 이리 귀했는지 참….”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한 백반집에서 만난 식당주인 최모 씨의 말이다. 이곳 점심시간 테이블 곳곳에서는 ‘제육 하나, OO 하나요’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한때 제육볶음과 주문량 ‘투톱’을 달리던 오징어볶음의 주문량은 뚝 떨어진 지 오래다. 최 씨는 “요새도 오징어를 메뉴에서 뺄까말까 고민하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 단골손님 직장인 한모 씨는 “오징어값이 폭등했다는 건 알지만, 점심한끼 9000원은 솔직히 부담이 크다”며 “가격이 오른 후 굳이 시켜먹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 한 골목식당가. [사진=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오징어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식당의 오징어 메뉴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인근의 프랜차이즈 죠스떡볶이는 얼마 전 오징어튀김 가격을 개당 700원에서 800원으로 올렸다. 오징어 수확량 급감으로 원가 상승이 지속돼 부득이한 가격 인상 조치라는 게 죠스푸드 측 설명이다.

오징어는 어획량 부족으로 연일 고가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오징어는 평년(마리당 2851원)보다 75.3% 급등한 마리당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러다보니 ‘해물파전에 오징어도 부담이 된다’는 주부들의 푸념도 적지 않다.

서울 은평구 증산동의 식당 주인 서모 씨는 메뉴판의 오징어덮밥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 ‘국내산’으로 표기했던 오징어 원산지 위에 ‘중국산’이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서 씨는 “손님이 넘쳐나는 것도 아닌데, 오징어값 감당하기 힘들다”며 “수지타산을 맞춰야 했다”고 했다.

실제로 오징어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국내 오징어 수입량도 지난해 부쩍 늘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체 오징어 수입량(10만1000t)과 수입액(2억7000만 달러)은 모두 각각 전년 대비 33.5%, 34.0%씩 급증했다. 가장 무섭게 밀려든 오징어는 중국산(1억200만 달러ㆍ116.7%↑)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동안 국내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한 원인으로 중국 어선들이 불법조업으로 동해 오징어 자원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지속해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중국산 수입이 급증한 것은 결과적으로 중국 어선들이 우리 수역에서 불법으로 잡아들인 오징어를 국내로 되팔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간 20만t 내외로 잡혔던 오징어는 2016년 12만t, 2017년 8만6000t 등으로 2년 연속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기후변화, 과도한 어획, 자원 감소도 원인으로 꼽힌다.

summ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