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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만에 가계부채 증가세 주춤했지만…신용대출 역대 최대폭 증가
주담대 4분기 6.8조 증가로 둔화
기타대출 연중 21.6조↑ 사상 최대
인터넷銀 신용대출 5.5조 증가탓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인 1450조9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증가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나 4분기로나 가계부채 증가액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다만 신용대출 등 은행 기타대출이 21조원 넘게 늘어나며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한 점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지난해 문을 연 인터넷전문은행에서 펼친 공격적인 신용대출 마케팅의 영향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이용액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사상 최대인 145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말에 비해 31조6000억원(2.2%) 증가한 것으로, 4분기 기준 증가액으로는 2014년 4분기(28조8000억원) 이후 가장 적다. 연간으로는 108조4000억원(8.1%) 늘어나 2014년(66조2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2014년 부동산 부양 정책에 따라 2015년 117조8000억원, 2016년 139조4000억원 등 매년 큰폭으로 증가해왔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인 가계대출 잔액은 1370조1000억원으로 4분기 중 28조8000억원 늘었다. 3분기 중 증가액(28조3000억원)보다 늘긴 했지만, 전년동기(41조2000억원)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4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 4분기(26조1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증가규모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00조3000억원 늘어나 2016년 증가분(131조9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비은행예급취급기관(13조5000억원→4조8000억원)과 기타금융기관(14조2000억원→8조8000억원)의 증가세가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가계대출 문제의 주된 원인이었던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도 영향을 줬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4분기에 15조2000억원 증가해 660조7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분기 중 증가액은 6조8000억원이었다. 8조원이었던 3분기보다 꺾인 것이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4분기에는 10월 이사철 등이 겹쳐 항상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났지만 이번에는 증가폭이 축소됐다”면서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연이은 규제 정책으로 대출한도가 줄었고 주택 매매거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3만5000호로 3분기보다 5만호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크게 늘었다. 전년 말보다 21조6000억원 폭증한 19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중 증가액은 역대 최대치다.

4분기 중 예금은행 기타대출 증가액은 8조4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넘어섰다. 은행의 기타대출 증가액이 주택담보대출보다 많았던 적은 2015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주택담보대출은 분기 중 3조원 감소한 반면 기타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은행 기타대출 확대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영향이 컸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4분기에만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은 2분기 6000억원, 3분기 2조7000억원 늘어나며 연중으로는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대 후반의 낮은 금리와 1억원 이상의 높은 대출한도를 앞세운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아 높은 인기를 끌었다.

기타대출 증가에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있었다는 분석과 관련해 문 팀장은 “(신용대출) 자금 용도를 명확하게 알 수는 없다”면서 “지난해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자금수요 요인이나 주택거래 부대비용과 월세, 상가 임대비 상승에 따른 자금수요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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