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간송 소장 추사글씨 3점 보물지정 예고
“김정희 학문ㆍ예술적 재능 구현작”
30일 예고기간ㆍ위원회 심의거쳐 지정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추사 글씨 3점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김정희 필 침계’, ‘김정희 필 대팽고회’, ‘김정희 필 차호호공’ 등 추사 김정희(金正喜ㆍ1786~1856)의 글씨 3점을 보물로 지정예고 했다. 30일간의 예고기간 각계의 의견을 수렴ㆍ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다. 

김정희 대팽고회 [사진제공=문화재청]

‘김정희 필 대팽고회(金正喜 筆 大烹高會)’는 작가가 세상을 뜬 해인 1856년(철종 7년)에 쓴 만년작으로, 두 폭으로 구성된 예서(隸書) 대련(對鍊ㆍ대칭되는 도상이나 자수를 맞춰 두 폭의 회화나 서예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내용은 중국 명나라 문인 오종잠(吳宗潛)의 「중추가연(中秋家宴)」이라는 시에서 유래한 것으로, “푸짐하게 차린 음식은 두부ㆍ오이ㆍ생강ㆍ나물이고, 성대한 연회는 부부ㆍ아들딸ㆍ손자라네(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라는 글귀다. 꾸밈이 없는 소박한 필치로 붓을 자유자재로 운용함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김정희의 인생관과 예술관이 응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년작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김정희 차호호공 [사진제공=문화재청]

‘김정희 필 차호호공(金正喜 筆 且呼好共)’은 “잠시 밝은 달을 불러 세 벗을 이루고, 좋아서 매화와 함께 한 산에 사네(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라는 문장을 예서 대련으로 쓴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금석학에 조예가 깊었던 김정희의 학문이 예술과 결합된 양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필획 사이의 간격이 넉넉하고 자획의 굵기가 다양하며, 빠른 붓질로 속도감 있는 효과를 내는 등 운필(運筆)의 멋을 최대한 살려 김정희의 수작으로 꼽힌다.

김정희 침계 [사진제공=문화재청]

마지막으로 ‘김정희 필 침계(金正喜 筆 梣溪)’는 화면 오른쪽으로 치우쳐 예서로 ‘침계(梣溪)’ 두 글자를 쓰고, 왼쪽에는 행서(行書ㆍ약간 흘려 쓴 한자 서체)로 8행에 걸쳐 발문(跋文)을 썼으며, 두 과의 인장을 찍어 격식을 갖췄다. 침계(梣溪)는 김정희와 교유한 윤정현(尹定鉉ㆍ1793~1874)의 호다. 발문에 따르면 윤정현이 김정희한테 자신의 호를 써 달라고 부탁했으나 한나라 예서에 ‘침(梣)’자가 없기 때문에 30년간 고민하다가 해서(楷書)와 예서를 합한 서체로 써 주었다. 작품의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 수십 년을 고민한 김정희의 작가적 태도와 이러한 김정희를 기다려 준 윤정현의 인내와 우정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문화재청 측은 “이번 보물로 지정 예고된 3건의 서예는 김정희의 학문적ㆍ예술적 관심과 재능이 구현된 작품”이라며 “앞으로 그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데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