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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전망] 전문가들이 말하는 ‘평창올림픽, 그 후’
-“비핵화 성과 없는 남북정상회담은 하지 않는 게 낫다”
-韓, 양보할 수 없는 北美 동시 설득해야하는 과제 떠안아


[헤럴드경제=신대원ㆍ문재연 기자] 북한의 참가와 고위급대표단 파견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은 기대 이상의 평화제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년 한해 북한의 잇단 핵ㆍ탄도미사일 도발과 이에 대응한 미국의 고강도 제재ㆍ압박으로 ‘위기론’이 일상화됐던 한반도정세는 극적인 반전을 맞이한 듯하다.

문제는 평창올림픽 이후다.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에 있어서는 불타협을 고수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의 여지는 넓히면서도 당근보다 채찍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반도정세는 다시 한번 기회와 함께 도전에 직면한 모습이다. 헤럴드경제는 북핵문제 한복판에 있었던 이전 정부 고위당국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정세, 또다시 기회와 도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로부터 출발한 남북 화해무드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처럼 찾아온 호기라는 데는 공감한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9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우리들에겐 절호의 기회고, 이는 북측이나 미국이나 한반도 유관국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이 교육감은 향후 한반도정세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측 입장이 굉장히 단호하다”면서 “예술단이나 응원단, 특히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고위급대표단으로 보냈다는 것은 북측 나름대로 최대한 성의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남북정상 간 만남과 관련해 특사를 통해 의사를 표시한 것도 처음”이라면서 “북측은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남북관계에서 대단히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그러면서 “올 봄에 남북대화가 본격화되고 여름 전에 북미대화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남북정상회담, 南北美 얽힌 고차방정식=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화해무드의 하이라이트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다만 3차 남북정상회담은 북핵문제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만큼 북핵문제의 당사자인 미국과의 조율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 때 외교부차관을 역임한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비핵화문제에 대한 협상 의지를 표명하고 미북대화에서 북핵동결과 검증할 수 있는 체계, 그리고 이에 대한 보상 등이 논의돼야한다”고 말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역시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대화가 한미관계와 병행해서 가려면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보조를 맞춰야한다”며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성과를 만들 수 없다면 차라리 남북정상회담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남북대화 추진 과정에서 한미공조가 흔들릴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천 이사장은 “김정은의 수가 절묘한 게 자기 뜻대로 안되더라도 최소한 한미공조를 흐려놓는 결과는 얻을 수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약속을 받지 못하면 미국 내 대화파는 위축되고 오히려 군사적 옵션을 내세우는 강경파에게 정당성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여권 일각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나 재연기와 관련, “한국이 축소나 재연기를 요청하면 미국은 대단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등 한미관계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北美 사이 중재가 키 포인트=전직 정부 고위당국자들은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정세에서 핵심은 한국의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의 중재 역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북한과 예비대화의 문은 열어놓으면서도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최대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목마르지 않다고 버티는 상황에서 한국이 양측을 설득해야한다는 얘기다.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결국 한국이 비핵화에 있어서 북한을 설득하고 태도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으로부터도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선물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미국이나 북한이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인데, 미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과 관련해 조금 틈새를 보여주고 한국 정부가 이를 가지고 북한을 잘 설득해야한다”며 “한국과 미국 당국자간 수시로 접촉을 하고 있다는데 결국 여기서 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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