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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진영, LPGA서 사고 칠 준비 끝났다
홀가분한 마음, 체력 단련, 비기 연마
데뷔전 우승으로, 2018년 목표 달성
압도적 기량, 윤성빈-최민정 보는 듯
두개 승수 더 보태면 세계정상권 도약
준우승 최혜진도 초청대회서 티켓 쥘수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고진영은 2016 시즌 한국(K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고 그해 대상을 받았다. 그러나 시즌 7승에 상금왕을 거머쥔 ‘남달라’ 박성현 다음으로 2인자에 만족해야 했다.

박성현은 이듬해인 2017년 미국(LPGA) 투어에 신인으로 데뷔했다. 톱10을 오르내리며 잘 하고 있었건만, 성미 급한 사람들은 빚쟁이 처럼 우승을 내놓으라고 독촉했고, 이런 분위기는 박성현을 압박했다. 결국 캐디를 바꾸고 스윙 폼을 예전 모습으로 복원하며 과감한 공격의 ‘닥공’ 시스템을 세련되게 다듬으면서 메이저 우승에다, 올해의 선수상을 탔다. 박성현은 그렇게 사고를 쳤다.

이에 비해 고진영은 2018 시즌 데뷔전, 한판으로, 성미급한 채권자들의 빚을 다 갚아버렸다.

목표로 한 1승도 일찍 달성해 버렸다. 남은 것은 국내에선 넘지 못했던 성현 언니의 족적을 쫓는 것. 이른 바 ‘사고 치는 일’만 남은 듯 하다.

고진영 LPGA 호주 오픈 우승 [사진=연합뉴스]

고진영이 LPGA 데뷔전인 ISPS 한다 호주오픈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하자 벌써부터 “역대 LPGA 신인중 최강 신인”이라는 말이 나왔다. ‘압도적 우승’은 마치 스켈레톤의 윤성빈, 여자 쇼트트랙의 최민정을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

67년 전인 1951년 베벌리 핸슨(미국)이 데뷔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금 LPGA투어의 두터운 선수층을 감안하면 비교 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이번엔 공동선두 조차 한번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우승이었다.

KLPGA에서 4년 동안 10승을 올렸고 2016년에는 대상까지 차지했기에 ‘준비된 신인왕’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지난해 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도 미국 언론은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US오픈에서도 15위에 오르는 등 LPGA투어에서 우승하고도 남을 기량을 이미 입증한 선수”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제 관심사는 고진영이 칠 ‘사고’의 크기이다. 박성현은 작년 루키시절 ‘반짝 세계랭킹 1위’에 까지 올랐다. 뒤늦게 우승 발동이 걸려 거둔 성과이다. 고진영은 1승에 신인왕이 목표라고 했다. 이는 데뷔 전 루키의 의례적 프로토콜로 칠 수 밖에 없다.

고진영은 그간 비기를 갈고 닦았다. 시즌전 뉴질랜드 전지훈련 동안 쇼트게임과 체력 강화에 집중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이 정확한 고진영은 100야드 이내 어프로치 샷에 정성을 기울였다.

노력의 결과는 이번 호주 오픈에서 드러났다. 그린 적중률은 무려 84.7%에 이르렀다. 매 라운드 14∼16차례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에 멘탈도 탄탄하다. 어느 면에서는 더 치열할지도 모를 한국 무대에서 10승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해봤다는 것은 미국무대 3,4라운드에도 흔들리지 않을 강심장을 갖췄다는 얘기이다.

고진영이 올시즌 2개 정도 승수만 더 보태면 춘추전국의 LPGA에서 고진영은 빅3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2위는 한국투어 정식 데뷔전 우승자인 최혜진이, 3위는 역시 LPGA 신인인 호주의 한나그린이 차지했다. 최혜진이 LPGA 초청대회에 자주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LPGA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최혜진이 초청대회에 나왔다가 박성현-고진영 처럼 덜컥 미국행 티켓을 딸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혜진 LPGA 호주 오픈 준우승 [사진=연합뉴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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