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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리다 총격 예방 기회 3번이나 놓친 미국…대규모 시위 보란듯 ‘총기쇼’까지
[헤럴드경제=이슈섹션]미국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격 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던 기회가 3번이나 있었는데도 FBI와 학교 등 관계 기관들이 부실 대응해 이를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플로리다에서는 총기 규제를 강화하라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열렸는데, 인근에서는 보란듯이 대규모 ‘총기쇼’까지 열렸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버즈피드는 17일(현지시간)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의 위험 행동에 대한 경고가 잇달았지만 관계 기관들이 부실하게 대응, 대형 참사를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버즈피드는 크루스의 전 여자친구와 사귀다 크루스로부터 위협을 받은 학생인 에네아 사바디니(17) 등 다수의 학생들이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 크루스의 위험성을 제보했다고 보도했다. 학생 중 몇 명은 크루스가 총기와 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학교에 알렸지만 학교는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아동가족보호국(DFS)도 지난 2016년에 크루스를 조사하도고 크루스의 위험성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플로리다 지역 매체인 선센티널은 DFS와 지역 사법당국은 지난 2016년 9월 크루스가 SNS에 자신의 팔을 칼로 베고 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말하는 영상을 올린 것을 파악하고 크루스의 집에 조사관을 보내 상황을 파악했다. 그러나 조사관은 크루스가 자신이나 남을 해칠 위험이 낮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초에는 미시시피 주에 거주하는 유튜브 블로거가 크루스가 유튜브에 올린 “나는 전문적인 학교 슈터(총 쏘는 사람)이 될 것”이란 메시지를 보고 이를 FBI에 제보했지만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국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크루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정보가 FBI 마이애미 지국에 전달돼 조사가 이뤄져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끔찍한 비극을 겪은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고통을 더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 연방법원 앞에서 총기안전법 입법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유가족들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들은 정치인들이 전미총기협회(NRA)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것을 비판하며 총격 사건이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인 16일(현지시간) 밤에는 참사 희생자들의 친구들과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희생자들의 친척들 100여명이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있는 NRA 본부 앞에 모여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에 아랑곳 않고, 총기 사고 현장 인근에서 ‘플로리다 총기쇼’가 막을 올려 논란의 대상이 됐다. ‘플로리다 총기쇼’는 플로리다 전역에서 매년 40회 이상 열리는 행사로, 이번 행사는 참사 사흘 뒤에 열린데다 행사장이 참사 현장에서 불과 64㎞ 떨어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진행됐다. 500여개의 부스에 총 54억원 상당의 총기가 쏟아져나왔다.

주최 측은 오히려 참사의 영향으로 총기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발동해 올해 참가자와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총기규제가 가장 느슨한 주의 하나로 꼽힌다. 총 17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입은 이번 비극도 이 고교 퇴학생인 크루스가 합법적으로 구입한 총기를 들고 학교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하면서 벌어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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