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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썸, 못해도 2000억 순익”…웃음기 띤 비덴트
- 보수적으로 봐도 2000억 안팎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로 큰 인기를 끈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덕분에 비덴트의 실적에 웃음꽃이 폈다.

지난 13일 비덴트는 지난해 3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21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다만 영업손익 관련해선 2016년 58억원 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66억원의 적자가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장에선 비덴트의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을 ‘빗썸 효과’로 평가한다. 통상 기업이 다른 기업에 지분 투자를 통해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투자한 기업은 투자받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끌어와서 손익에 반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비덴트는 본업인 ‘방송용 디스플레이 제조ㆍ판매’에선 66억원의 손실을 냈으나, 본업과 별개로 빗썸이 거둔 당기순이익으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비덴트는 빗썸 당기순이익 중 약 19% 가량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비덴트가 직접 빗썸을 보유한 지분(10.55%) ▷전체 빗썸 지분 중 76%를 보유한 비티씨홀딩컴퍼니(엑스씨피)에 대한 비덴트 지분(10%) 등이 반영된 수치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비덴트는 빗썸과 비티씨홀딩컴퍼니(엑스씨피) 등을 영향력이 있는 관계기업으로 보고 있다.

비덴트의 실적을 통해 추정되는 지난해 빗썸의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 안팎이다. 66억원 영업손실이 33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환되려면 396억원 가량을 추가로 더해야 하는데, 이는 빗썸에 대한 지분 19%에 상응하는 규모라는 점이 감안된 추정이다. 지분 100%에 해당하는 당기순이익은 396억원의 5배 수준일 것이기 때문이다. 비덴트와 비덴트의 기존 종속기업들 영업실적이 양호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흑자의 대부분이 빗썸에서 나왔을 것이란 설명도 있다. 실제로 비덴트의 다른 종속기업들이 지난 2016년 거둔 당기순이익 총액은 3억원에 불과했다.

[사진=비덴트 연결 실적]

비덴트는 빗썸의 당기순이익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빗썸은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할 뿐만 아니라 직접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데, 보유한 가상화폐를 회계적으로 어떻게 처리하냐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급변할 수 있다. 가상화폐를 매매하지 않고 보유하고만 있어도 가격이 오르내린 만큼 평가이익(손실)을 반영해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리거나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덴트가 산정한 빗썸의 보유 가상화폐는 모두 취득 당시의 원가 수준에서 산정된 것으로 평가손익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빗썸의 평가손익 회계처리 여부는 한국회계기준원을 통해 심의되고 있어 향후 빗썸의 가상화폐의 평가손익 효과까지 반영되면, 비덴트의 당기순이익은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가상화폐 급등 추세를 고려할 때 빗썸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을 훨씬 웃돌 수도 있고, 가상화폐에 대한 가치 판단에 따라 손실 반영(손상차손)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빗썸의 정확한 당기순이익은 감사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빗썸의 당기순이익이 현재 비덴트의 실적에 반영된 수치와 다르다면 비덴트가 실적 정정 공시를 추후 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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