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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어게인 1988…남북공동 입장에 부푼 ‘평화의 꿈’
-“오랜만 남북 공동입장에 13년 전 북한 선수 떠올라”
-“큰오빠 손 잡고 간 88 올림픽처럼…남북 ‘손에 손잡는’ 계기 되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13년 전 만난 북한 선수, 지금쯤 잘 지내고 있을까요?”

11년만에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화’를 향한 시민들의 꿈도 한껏 부풀어올랐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역사상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까지 출범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도 88년 공동입장이 전한 감동의 울림이 재현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북이 10번째로 함께하는 개회식 소식에 김영진(36ㆍ경기도청) 선수<사진>는 13년 전 남북공동 입장의 추억을 떠올렸다.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던 3000m 장애물 경기에 출전했던 김 씨는 그 시절 북한 선수와 찍었던 기념사진을 여태껏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김영진 선수(우측)가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만난 북한 선수와 찍은 사진. 사진=김영진 선수 제공]

김 씨는 “이번 남북 공동은 아주 오랫만의 일이라고 알고 있다. 최근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남북이 이번 계기로 좀 더 가까워지는 기회가 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선수들과는 생전 처음 본 사이였지만 개막식 때 신경전 없이 즐겁게 입장했고 대회기간 동안 가까워져 살갑게 지냈다. 이젠 연락을 할 수도, 다시 볼 수도 없지만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그때 봤던 중학생 선수는 20대 청년이 돼 잘 살고 있을까”라고 말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1988 서울 하계 올림픽의 기억을 떠올린 이도 있었다.

주부 윤인숙(50) 씨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스무살 시절 오빠 손을 잡고 함께 했던 폐막식을 추억했다. 윤 씨는 “그해 고향 청주에서 대학을 서울로 왔다. 지금은 돌아가신 오빠가 공짜표가 생겼다며 폐막식에 데려갔던 추억이 있다”며 “이번엔 동계올림픽이다보니 그때만큼 열기가 뜨거운 것 같진 않지만 코리아나 노래인 ‘손에 손잡고’가 거리에서 울려퍼졌던 그때처럼 남북 관계에 희망이 생긴다면 좋겠다. 메달을 몇 개 따는지보다는 이번 올림픽 이후에 남북 관계가 잘 유지돼 평화롭게 살 수 있을지 더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 가장 무심한 2030 세대의 일원인 정유미(30) 씨는 “지금 남북 단일팀 논란을 보고 있으면 갈등으로 범벅돼 싸우는 모습이 매우 부끄러웠다. 내부 분열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큰 국가적 행사를 한다는 게 가능할까 걱정이 된다”면서도 “IMF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모두 성장통으로 극복하지 않았냐. 이번 올림픽에서 88올림픽보다 훨씬 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개회식 하이라이트로 남북한 공동입장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바흐 위원장은 7일평창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들의 참가는 올림픽 운동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면서 “남북한이 개회식에서 함께 입장하는 장면을 보면 감정이 고조될 것이다. 저도 이전에 분단된 국가(독일)에 살았고,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갔기에 더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고 기대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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