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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과 가상화폐, 현재와 미래는(上)]'기술적 접근성' 시장 선점 유리, 정부 정책이 중요 변수


- 대기업 주도 투자ㆍ채굴ㆍ결제 적용 등 다면적 접근
- 부처 간 협의 등 안정된 기반 정착돼야 시장화 가능


최근 가상화폐가 사회 전반에 걸쳐 화두가 되면서 게임업계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를 비롯해 한빛소프트, 엠게임, NHN엔터테인먼트, 파티게임즈, 미투온 등이 잇따라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같은 IT분야라는 점에서 오는 높은 기술적 접근성으로 인해 투자부터 채굴, 결제 수단 도입, 거래소 개설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추세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규제와 경쟁 속에서 신규 모멘텀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규제와 경쟁이 심화된 게임 시장 외적인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얻고, 시장의 잠재력을 미리 선점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다소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주요 기업들이 관련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다, 정부의 정책 역시 일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업계 전반의 학습과 함께 부처 간 협의를 통한 정책적 일관성을 확보, 안정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집자 주>
본지는 국내외 광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 현 게임업계가 대응하고 있는 현실과 문제점, 미래와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집중 취재 및 분석하여 기획연재를 3주간 준비합니다.
   

   

최근 들어 가상화폐가 이슈가 되며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낳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부터 시작해 '코인 좀비' 등 다양한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관련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점령하곤 한다. 게임업계 역시 이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는 모양새다.

니즈 따라 다양화
게임업계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기업들은 10여개 가량이며, 대표적으로는 NXC, 한빛소프트, 엠게임, NHN엔터테인먼트, 파티게임즈, 미투온 등이 있다. 그 형태는 대체로 지분 투자 형태인 가운데 채굴 사업, 거래소 개설, 결제 적용 등 각 기업의 의도와 상황에 맞춰 분포돼 있다.
지분투자에는 NXC와 NHN엔터테인먼트가 나섰다. NXC는 가상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 원에 인수했다. 가상화폐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추진했으며, 제3자의 거래 보증 없이 거래 당사자끼리 가치를 교환할 수 있는 특성상 금융거래의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넥슨의 게임사업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월 국내 오픈하는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오케이코인'과 손을 잡았다. 자회사 NHN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투자를 단행했으며, 자세한 사업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가상화폐공개(ICO) 및 거래소 설립 움직임도 있다. 파티게임즈는 온라인게임 아이템 관련 전자상거래 시장 제공 사업을 하는 비엔엠홀딩스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양사가 함께 미탭스플러스와 300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공개(ICO) 계약을 체결했다. 한빛소프트 역시 미탭스플러스와 ICO 계약을 체결했으며, 모다ㆍ제스트씨앤티와 손잡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를 3월 오픈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자체 게임에 가상화폐를 적용할 계획이며, 모다 및 파티게임즈와 가상화폐 MOU를 체결해 코인 교차 활용을 모색 중이다.
이외에도 엠게임은 자회사 설립을 통해 채굴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며, 미투온은 자사 게임의 결제 수단으로 가상화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소셜카지노의 특성상 가상화폐가 활성화되고 있는 서구권 이용자들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레드오션 떠나 '선점'
이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발을 담그는 배경에는 기술적 접근성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성에 대한 조명이 이뤄지고 있고, 같은 IT 기술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접목이 쉽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 나서는 이들을 보면, 자사 게임의 결제 수단 도입 및 파트너십을 통한 타사 게임 연동 등이 있다. NXC를 비롯해 이들 기업들이 주목하는 부분 모두 금융거래다.
하지만 그 속사정에는 현재 시장 상황이 있다. 몇 년 전부터 각종 규제로 몸살을 앓아온 까닭이다. 셧다운제 등 게임을 향한 규제가 여전히 철폐되지 않고, 산업군 전체를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WHO(세계보건기구)가 게임중독에 정신질환 진단코드 부여를 추진하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약 15만 명의 청소년이 중독 진단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되며,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라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게임 외적인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가상화폐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경쟁이 심화되며 각 업체의 출혈이 커진 점 역시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시장의 무게추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온 이후, 급속도로 시장 규모가 커지며 출혈경쟁이 시작됐다. 이는 온라인게임 시절에 비해 산술적으로 2배 가량 빠른 속도로 퍼지며 시장의 레드오션화를 초래했다. 특히 소수의 대기업 타이틀이 매출을 독식하기 시작하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고, 중소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로 가상화폐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들이 한빛소프트와 엠게임 등 중소 규모의 업체들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더불어 시장 선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넷마블이나 엔씨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먼저 판을 만들고 키워가겠다는 속내다.
   

   

아직까지는 '관망'
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다소 몸을 사리는 기류가 관측되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별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다만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관망으로 일관하는 데는 시장 성숙의 측면이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시장성을 확보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나오고 있었지만 국내는 그렇지 않았기에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내부적으로 관련 기술과 시장에 대한 학습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정책적 일관성을 꼽는 이들도 있었다. 정부가 통일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며 청와대가 수습에 나섰지만,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다시 거래소 폐쇄를 시사하는 등 각 부처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특히나 게임업계는 그간의 각종 규제로 인해 정부 방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가상화폐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일관된 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적 변화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각 업체마다 다양한 니즈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관련 정책이 일관적이지 않다"며 "게임업계 전반에 걸쳐서도 많은 학습이 필요할 것이고,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협의안이 도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동휘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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