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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세 초코파이의 변신…기대 이상이네”
‘초코파이 하우스’를 가다

본질을 유지하되 고급스런 맛
스노우 마시멜로·묵직한 비스킷
리얼 초콜릿 입혀 살살녹는 식감
日 1200개, 25일새 3만개 ‘불티’


커피의 기능이 ‘각성’이라면 디저트의 기능은 ‘망각’이다. 커피의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정신을 또렷하게 한다면, 디저트의 당은 잠시나마 세상사 근심을 잊게하는 달콤함을 선물한다. 그럴 땐 살찌는 걱정일랑 잠시 밀어둬도 좋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44년을 한결같은 달달함으로 소비자와 함께 했다. 너무 익숙해서 별 감흥이 없던 초코파이가 변신을 했다. 기존 초코파이와 완전히 다른 원재료를 이용, 몸값은 400원(개당)에서 2500원으로 오르고 ‘디저트 초코파이’라는 새 이름까지 붙었다. ‘대체 어떻길래?’ 궁금증이 일었다. 지난달 15일 문을 연 초코파이 하우스를 가봤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자리잡은 초코파이 하우스
  
디저트 초코파이

▶디저트 초코파이, 디저트 성지에서도 선전=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은 디저트의 성지로 불린다. 180여개 매장 중 130군데가 디저트 전문점일 정도로 골라먹는 재미도, 경쟁도 치열한 곳이다. 그 한켠에는 오리온 ‘초코파이 하우스’가 자리 잡고 있다. 평일 오후 3시께 매장에는 6~7명의 손님이 초코파이를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곳을 방문한 한 모녀(분당 거주)는 “소문을 듣고 왔다”며 “지인이 맛있다고 하길래 온가족이 맛볼만큼 사가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주에 이어 재구매하러 왔다는 한 30대 남성은 “처음엔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맛을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며 “레어템(희귀템)이라 선물용으로도 센스있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디저트 주소비층은 20~30대 여성이라지만, 이곳은 50~60대 중년의 모습도 꽤 눈에 띄었다.

매장 한 관계자는 “초코파이가 워낙 익숙한 장수제품이라 그런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호기심을 갖고 많이 구매하신다”고 했다.

매장에서 초코파이를 먹던 20대 여성 고객은 “맛만 볼 생각으로 왔다가 맛있어서 회사 동료들 것까지 챙겼다”며 손에 든 8개들이 박스 2개를 가리켰다. 디저트 초코파이는 이곳에서 일 1200여개가 판매된다. 누적판매량은 론칭 25일 만에 3만개를 넘어섰다.

▶원재료의 고급화, 세심한 패키지…프리미엄 디저트로 진화=“디저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사르르 녹아 사라지는 멜팅감과 고급스러운 풍미에요. 이를 위해 마시멜로의 수분감을 높였어요. 천연 바닐라빈과 프랑스산 그랑마니에를 넣어 크림처럼 녹는 ‘스노우 마시멜로’를 개발했고 100% 카카오버터를 사용한 리얼초콜릿으로 코팅했습니다. 마시멜로 속 필링은 묵직하게 맛의 액센트를 살려주는 역할을 해요.”

오리온 디저트연구소 랩오(Lab O) 송현주 셰프의 말이다. 송 셰프를 비롯한 랩오 소속 셰프들은 초코파이 정체성을 유지하되 새로운 맛을 내기 위해 1년간 개발에 매진했다.

직접 맛을 봤다.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묵직하고 꾸덕하다. 치아에 남던 달달한 초콜릿은 쌉싸름한 풍미로 뒷끝없이 녹아내린다. 수분감을 높였다는 마시멜로는 쫀쫀했다. 기존 마시멜로가 다소 끈끈했다면, 디저트 초코파이의 마시멜로는 기공없이 밀도가 높은 데도 촉촉한 찰기가 살아있다. 묵직한 비스킷과 어우려져 부드러운 밸런스를 이룬다. 제법 풍부한 맛이다.

초코파이를 종이 내장재에 감싸 초콜릿이 손에 묻지 않도록 한 점도 시선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4종의 초코파이(오리지널ㆍ카라멜솔트ㆍ카카오ㆍ레드벨벳) 외에도 100% 동물성 생크림과 수제딸기잼이 토핑되는 베리스페셜, 단짠 조화가 절정을 이루는 감자칩 스페셜, 초코파이와 핫케이크를 합친 초코파이 핫푸딩, 수제 아이싱을 덧입힌 초코파이팝 등을 맛볼 수 있다.

오리온은 현재 서울 도곡동 마켓오 레스토랑 1층에서 생산하는 디저트 초코파이의 생산량을 늘리고 초코파이 하우스 추가 출점을 고려하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마켓오 압구정점에서도 디저트 초코파이를 내놓는다.

오리온 사업기획팀 심수진 대리는 “초코파이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고급스러운 풍미를 추구했다”며 “앞으로도 ‘너무 힘주지 않은’ 초코파이의 변신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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