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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지커플 ‘황금빛…’ 달달한 사랑은 언제나
‘황금빛 내인생’ 시청률 44%돌파
멜로라인 좀 답답한듯 하지만
삶이란 그 자체가 원래 복잡한 것…


최근까지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을 보면 전개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종영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서지안(신혜선)과 최도경(박시후 분)의 멜로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못하고 있다. 이별을 고했던 서지수(서은수)와 선우혁(이태환)도 지난 27일 방송된 41회말에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황금빛 내 인생’은 젊은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재벌을 싫어하는 드라마가 됐다. 지안은 노명희 대표(나영희)에게 “해성가에 다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제가 싫다”라고 말했다. 재벌이라 싫다고 했다. 선우혁도 지수가 해성가의 친딸임을 알게되자, 잘 사귀고 있던 그녀에게 이별을 고했었다.


지안과 선우혁이 재벌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해성가의 삶의 방식, 자식들을 다루는 방식을 싫어하는 것이다. 자식의 의지와 마음을 인정하지 않고 집에서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방식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건 재벌가 3세인 도경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지안과 도경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억지로 거리를 둬야 하는 이유였다. 최근 최도경이 “우리가 왜 안 되는지 알았어. 나여서 안 되는 거였구나. 처음에는 누가 감히 재벌을 싫다고 할까? 그렇게 생각했었어”라고 각성하게 되면서 간절함은 더욱 더 많이 생겼다.

두 사람은 연애는 못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손자인 도경이 있는 셰어하우스까지 찾아와 둘을 떼어놓으려 했던 노양호 해성그룹 회장(김병기)의 갑질에 당하는 공감대가 생기면서 더욱 그렇다. 지안과 도경은 ”너 절대 안잡아” “우린 절대 알될 거니까”라면서 사실상 연애하고 있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해성가의 삶은 인간적이지 못하다. 지수가 그집 친딸로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이 살려고 하는 대로 살게 두지 않는다.

노양호 회장의 사위인 최재성 부회장(전노민)은 빈껍데기 같은 자신의 삶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내인 노명희에게 강하게 반기를 들고 있다. 해성그룹의 막내딸 최서현(이다인)은 재벌가의 룰에 복속하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가난한 집 막내 아들 서지호(신현수)와 장사도 해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참된 행복을 알아가는 중이다.

해성가가 잘 유지되는 것 같아도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있다. 전노민이 나영희에게 쏘아붙이는 한마디가 예전 같지 않게 강력하다.

자체 최고 시청률 44.2%(닐슨코리아)를 기록한 28일 방송에서 전노민은 나영희가 딸 서지수를 강제로 유학 보내려고 했던 사실을 알아차리고 아내의 악행에 분노했다. 그는 24년 전 지수의 실종에 아내의 불륜 사실까지 얽혀있음을 파악해 폭주하려는 상황이다.

지안과 도경, 혁이 지난 27일 합동으로 펼친 ‘유학 가는 지수 구하기 추격전’은 뜬금 없고 어색한 전개 같지만, 지수가 자신의 의지과 상관없이 강제로 유학가고 있음을 알기 때문에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황금빛 내 인생’은 캔디가 재벌3세를 만나 행복하게 되는 신데렐라 드라마가 아니다. 겉으로 보면 캔디가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지고 복잡해졌다고 볼 수 있다. 멜로의 완성이 결혼도 아닐 것이다.

옛날 캔디는 대놓고 재벌을 싫다고 하지 않았다. 남자친구 엄마의 돈봉투 내놓기, 물잔 얼굴 퍼붓기 굴욕을 당해야 했다. ‘황금빛’에서는 단순히 멜로 판타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각자가 처한 상태에서 인생(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어찌 그 과정이 순탄할까.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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