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지하철역 소음·냄새 진동…잡상인들 어쩌나
환승역 등 승객 통행에 큰 불편
대부분 노인들 과태료부과 안해


출퇴근시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역을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34) 씨는 환승을 거칠 때마다 불편함을 겪는다. 승객이 많은 러시아워 시간, 환승 구간에서 돗자리를 펴둔 채 가방부터 장갑까지 파는 잡상인들을 지나쳐야 하는 것. 오가는 승객이 적을 땐 큰 불편이 없지만 잡상인들과 이들을 둘러싼 손님들이 환승 공간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을 땐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 씨는 “안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바쁜 걸음으로 환승 구간을 오가는데 잡상인들이 그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가끔 화가 날 때가 있다”며 “유동 인구가 많은 역 내에선 제발 잡상인들이 들어서지 않도록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 플랫폼에서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잡상인들의 모습.

끊이지 않는 지하철역 내 불법 잡상인들 탓에 시민들의 불편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잡상인은 주로 유동인구가 많은 환승역에서 자주 목격되는데 가방, 안경, 야채 등 불법으로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다.

특히 잡상인 대부분 승객들이 자주 오가는 길목을 차지하면서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잡상인들은 큰 소리로 손님을 끌거나 강한 향이 진동하는 야채 등을 팔기도 한다. 그러나 잡상인들 대부분 노인인 경우 많아 일부 시민들은 온정주의로 장사를 묵인하기도 한다.

퇴근길마다 서울지하철 4호선 이수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하는 직장인 임모(33ㆍ여) 씨가 비슷한 상황이다. 환승할 때마다 플랫폼에서 시장에서 맡을 법한 이상한 야채 냄새를 맡는다. 이는 환승 구간에서 돗자리를 편 채 온갖 야채를 파는 노인 잡상인 때문인 것. 그러나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를 볼 때면 신고하기가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임 씨는 “4호선에서 7호선으로 환승할 때마다 야채 냄새를 맡으며 가야 하는데 아무도 이를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며 “맘 같아선 역 사무실에 신고하고 싶지만 노인 분이 그렇게 앉아서 한 푼이라도 벌겠다고 앉아계시는 것 같아 차마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잡상인, 이동상인, 취객 등 전반적인 무질서 행위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역사 내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이동상인에 대해 범칙금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운영사 측이 실제로 이동상인들에게 범칙금을 부과하는 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먹고 살자’고 나오는 노인들이라는 것이 운영사 측의 설명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현행법상 적발된 이동상인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순 있지만 실제로는 과태료를 거의 부과하고 있지 않다”며 “대부분 생업으로 나오는 노인이들이 많다보니 철도안전법에 따라 퇴거조치까지만 취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끊이지 않는 잡상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직장인 손홍범(29) 씨는 “역사 내 잡상인들로 인해 생기는 불편이나 안전 문제는 결국 승객들의 몫이지 않냐”며 “단순히 퇴거조치에만 그치지 않고 이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