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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률 줄이기, 힘든 얘기 들어주는 주변인 역할 중요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 발표…자살자 7만명 전수조사 등 담아
-전문가들 “힘든 이야기 듣고 공감해주는 주변인 역할 중요” 강조
-“정신질환 편견 깨야…유명인 자살 줄어야 베르테르 효과도 감소”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정부가 2022년까지 자살률을 10만명당 17.0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1만3092명이 자살했다. 10만명당 자살률은 25.6명으로 2003년 이래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경찰청 자살 사건 수사 기록을 토대로 자살 사망자 7만명을 전수조사, 자살 방법, 장소 등을 빅데이터로 만들어 자살 예방 정책의 기초로 삼을 예정이다. 또 자살 위험군을 직접 살피는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10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힘든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주는 주변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달 스스로목숨을 등진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의 장례식. [연합뉴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주변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당사자에게 의지를 불어넣기보다 공감해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철 국립정신건강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친지나 종교단체나 이번 행동계획에 포함된 게이트키퍼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울증에 걸렸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힘들겠구나’ 하면서 공감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사회의 역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 그래야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을 때 병원을 찾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며 “사회안전망을 확보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하는 사람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자살의 원인이 되는 심한 우울증, 우울장애를 앓는 사람에게 의지를 부추기는 말을 건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리적 상태가 무너져 있디 때문이다.

박진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마음이 약하니’, ‘극복을 왜 못해’, ‘이겨내야지’ 같은 의지를 북돋는 말은 오히려 (우울증 환자에게)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네가 많이 힘들겠구나, ’같이 얘기를 해 보자‘ 등의 대화를 통해 환자를 이해해 준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자살은 상처에 대한 문제라며 상처를 치유해 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자살예방추진위원장을 지낸 강지원 변호사는 “우리 사회는 인터넷 댓글, 정치적 대결 등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며 “가슴에 못을 박는 발언을 하고 극단적 상처를 주는 풍토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유명인의 자살도 문제라고 봤다. 그는 “연예인, 정치인 등 유명인이 자살하는 것은 유명세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베르테르 효과 등으로 함께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라며 “유명인들은 돈과 권력은 뜬 구름 같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살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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