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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대연정 성사 임박…‘난민’ 문제가 중대 분수령
메르켈 최대 정치 위기 벗어나
난민 유입 상한선 두고 기민-사민 이견
이번주 내각 구성 본협상 시작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4기 내각 출범이 ‘7부 능선’을 넘었다. 독일 사회민주당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ㆍ기독사회당 연합과의 대연정 본협상에 나서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난민 문제를 두고서는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대연정 성사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민당은 21일(현지시간) 본에서 특별 전당대회를 열어 대의원 투표를 통해 지난 12일 기민ㆍ기사 연합과 타결한 대연정 예비협상안을 승인했다. 투표에는 642명의 대의원이 참가해 과반인 36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279명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사진=AP통신]

투표에 따라 사민당과 기민ㆍ기사 연합은 이번 주 본협상을 시작한다.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하고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강한 유럽연합(EU)을 뒷받침하려면 안정적인 정부가 필요하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대연정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사민당의 이번 결정으로 메르켈 총리는 재임 후 맞은 최대 정치적 위기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자메이카(기민ㆍ기사, 자민, 녹색) 연정’ 협상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100일 넘게 연정을 구성하지 못해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이 대연정에 참여하지 않으면 재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압박해 대연정 협상을 끌어냈다.

앞서 사민당은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득표율이 나타난 원인을 좌파 정체성이 모호해진 탓으로 보고 강한 야당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선거 압박을 받자 사민당 지도부는 대연정 협상 참여로 가닥을 잡았다.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는 투표 전 연설에서 “새로운 선거는 옳은 길이 아니다”라며 “신자유주의는 유럽에서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난민 문제는 대연정 성사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슐츠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예비협상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난민 문제와 관련해 “연간 난민 유입 상한선은 없다”고 말했다.

양측은 예비협상에서 연간 18∼22만 명의 난민 유입 상한선에 합의했지만, 슐츠 대표의 발언은 사민당이 난민 문제에서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민당은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본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또 사민당은 본협상 타결 여부와 상관없이 45만명의 당원들을 상대로 찬반을 묻는 투표를 할 방침이다. 전당대회 투표도 찬반이 접전을 이룬 가운데 당원들의 최종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연정 논의가 무산될 경우 독일은 반복되는 선거로 향해갈 수밖에 없다”며 “소수정부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의문도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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