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만 50세 이상의 고령장애인이 ‘장애’와 ‘노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서비스 및 정책 부족으로 인해 주로 가족을 통한 돌봄에 의존하는 등 더욱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실시한 ‘고령장애인의 장애유형별 욕구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장애인 주요 돌봄제공자의 51.6%가 가족이었으며, 이들 고령장애인들은 건강증진을 위해 강화해야 할 국가의 역할로 ‘건강검진’을 1순위(31.5%)로 꼽았다.
연구는 만 50세 이상 고령장애인을 12개 장애유형으로 나눠 ▷의료 및 보건 ▷경제상태 ▷일상생활 및 관계만족도 ▷여가 및 사회활동 ▷서비스 ▷주거 ▷노후생활 ▷인권 등 8개 영역을 중심으로 욕구를 파악했다.
또한 3개월 이상 앓고 있는 질환 유무에 지적장애인은 46%, 그 외 장애인은 70.3%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응답했다. 고령장애인이 만성질환을 치료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이유’가 응답의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2016년 한국복지패널조사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자살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고령장애인의 23.9%가 ‘있다’고 응답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원 대상조사의 1.97%에 비해 자살생각의 비중이 10배가 넘었다. 또 응답자의 7.8%가 자살하려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고, 4.1%가 실제 자살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원의 자살계획 경험 0.3%, 자살시도 경험 0.08%에 비추어봐도, 고령장애인의 신체적ㆍ정신적 건강상태, 경제상태 등 전반적인 생활만족도가 심각하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연구팀은 “국내 고령인구 대상 복지서비스는 장애여부 또는 장애유형과 관련 없이 노인의 연령범주에 포함된 모든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등 비장애 노인 중심이어서 ‘장애’와 ‘노화’를 동시에 겪고 있는 고령장애인의 복지욕구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장애유형은 총 15개로 구분되어 있는데 각 유형마다 장애특성이 다르고 이에 따른 복지욕구가 다른 것을 감안할때 고령장애인의 욕구 파악과 관련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장애인현황(2007~2016년) 자료를 보면 전체 등록장애인 중 만 65세이상 장애인은 2007년 42.9%(90만3000명)였던 반면 2016년 54.6%(137만명)로 증가했으며, 만 50세 이상 장애인의 경우는 2007년 63.4%(133만명)에서 2016년에 75%(188만명)로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에 비해 고령장애인은 증가세가 매우 가파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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