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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장애인 노화ㆍ장애 ‘이중고’…장애인 75%가 50세이상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서울에 사는 최건일(가명ㆍ59)는 아내(57)와 함께 살고 있다. 장애로 오랫동안 소득이 없어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최근엔 고혈압과 당뇨 합병증으로 의료비까지 들어가니 정신적으로도 더 힘들다. 그를 돌봐주는 아내도 나이가 들어 힘에 부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아내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월1회 방문하지만, 장애별 특성을 고려한 검진·치료기구를 갖춘 병원은 거의 없다. 그를 진료하는 담당의사는 장애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 아니라 답답할 때도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만 50세 이상의 고령장애인이 ‘장애’와 ‘노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서비스 및 정책 부족으로 인해 주로 가족을 통한 돌봄에 의존하는 등 더욱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실시한 ‘고령장애인의 장애유형별 욕구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장애인 주요 돌봄제공자의 51.6%가 가족이었으며, 이들 고령장애인들은 건강증진을 위해 강화해야 할 국가의 역할로 ‘건강검진’을 1순위(31.5%)로 꼽았다.

연구는 만 50세 이상 고령장애인을 12개 장애유형으로 나눠 ▷의료 및 보건 ▷경제상태 ▷일상생활 및 관계만족도 ▷여가 및 사회활동 ▷서비스 ▷주거 ▷노후생활 ▷인권 등 8개 영역을 중심으로 욕구를 파악했다.

또한 3개월 이상 앓고 있는 질환 유무에 지적장애인은 46%, 그 외 장애인은 70.3%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응답했다. 고령장애인이 만성질환을 치료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이유’가 응답의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2016년 한국복지패널조사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자살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고령장애인의 23.9%가 ‘있다’고 응답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원 대상조사의 1.97%에 비해 자살생각의 비중이 10배가 넘었다. 또 응답자의 7.8%가 자살하려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고, 4.1%가 실제 자살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원의 자살계획 경험 0.3%, 자살시도 경험 0.08%에 비추어봐도, 고령장애인의 신체적ㆍ정신적 건강상태, 경제상태 등 전반적인 생활만족도가 심각하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연구팀은 “국내 고령인구 대상 복지서비스는 장애여부 또는 장애유형과 관련 없이 노인의 연령범주에 포함된 모든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등 비장애 노인 중심이어서 ‘장애’와 ‘노화’를 동시에 겪고 있는 고령장애인의 복지욕구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장애유형은 총 15개로 구분되어 있는데 각 유형마다 장애특성이 다르고 이에 따른 복지욕구가 다른 것을 감안할때 고령장애인의 욕구 파악과 관련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장애인현황(2007~2016년) 자료를 보면 전체 등록장애인 중 만 65세이상 장애인은 2007년 42.9%(90만3000명)였던 반면 2016년 54.6%(137만명)로 증가했으며, 만 50세 이상 장애인의 경우는 2007년 63.4%(133만명)에서 2016년에 75%(188만명)로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에 비해 고령장애인은 증가세가 매우 가파른 셈이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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