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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평창 서포터즈 ②] 55살 크루의 부푼꿈…“평창에서 최고 서비스 드릴게요”

-‘55세 알바생’, 맥도날드 시니어 크루 3년차 이창우 씨
-돈 보다 활력 얻어 좋아…직장생활ㆍ사업보다 행복
-크루들과 세대 초월한 우정나눠…10년은 더 일하고파
-치열한 경쟁뚫고 선발된 올림픽 크루…설레고 벅차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평창 올림픽은 최고의 경험이지요. 제 생애 가장 설레고 흥분되는 일입니다. ‘인생경험’이에요.”

지난 16일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55세의 ‘맥도날드 알바생’ 이창우 씨를 만났다. 그의 표정은 한껏 들떠있었다. 한 달도 채 남지않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긴장과 감격이 교차하는듯 했다. 그 모습은마치 수학여행을 기다리는 무구한 소년의 얼굴과도 닮아 있었다. 그는 맥도날드 부천 중동DT점에서 2016년 8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시니어크루(Senior Crew)다.

“은퇴 직후 치킨집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자영업이 처음인 데다가 아내와 하루종일 붙어서 일하니 소소한 트러블도 많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치킨집도 접고 손주를 보며 쉬는데 몸은 편하지만 삶이 무료했어요. 운동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직장을 찾다가 맥도날드 유연근무제를 알게 돼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맥도날드는 직원들이 시간을 선택해 근무할 수 있는 유연 근무시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휴가, 시험기간 등 스케줄 조정이 필요할 때는 매장과 협의해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 크루들에게는 본사 직원과 동일한 4대 보험과 퇴직금, 건강검진 및 경조사ㆍ어학ㆍ사이버대학 지원 등 복리후생 혜택이 차별없이 제공된다.

‘장년의 나이에 매장 근무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말한다. 가장 좋은 점은 돈으로 살 수 없는 활력을 얻는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부천 중동DT점에서 근무하는 시니어크루 이창우(55) 씨. 그는 ‘맥도날드 국가대표 크루’라는 이름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크루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함께 일하던 딸벌 크루가 취업을 준비하다가 대기업에 최종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제 딸이 붙은 것마냥 기뻤죠.” 그리곤 그가 카카오톡 대화창을 쓱 보여준다. ‘저 해병대 붙어서 입대합니다’라는 메시지다. 20살이 갓 넘은 동료 크루가 이 씨에게 ‘입대신고’를 한 것이다. 이 청년은 입대 전에 얼굴을 꼭 봬야한다며 그의 마감시간(새벽1시)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간혹 젊은 크루들이 인생상담을 요청할 때,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위로와 조언을 전할 때면 큰 보람도 느낀다. 맥도날드라는 연결고리가 없었다면 나누지 못했을 세대를 초월한 우정이다. 

실제 맥도날드서 통용되는 호칭은 크루이지만,현장에서는 ‘삼촌’, ‘이모’ 등 친근한 호칭이 난무(?)한다. 22세든 55세든 똑같은 ‘알바생’이기에 끈끈한 연대만 존재할 뿐이다. 먹고살기 힘든 것도 아닌데 왜 굳이 수고로운 일을 하냐던 아들과 며느리도 이제 아버지의 맥도날드 라이프를 응원한다.

이 씨는 26일 평창 올림픽 현장으로 출발한다. 주니어 크루들과 똑같이 테스트와 면접을 거쳐 평창 올림픽 크루에 합격했다. 한국맥도날드는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로서 올림픽 매장(강릉 올림픽 선수촌ㆍ강릉 올림픽 파크)서 근무할 260여 명의 직원을 선발했다. 이들에게는 수당 외 4성급 호텔 제공, 레저활동, 올림픽 경기 관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 씨는 28일부터 2월 26일까지 전세계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모인 강릉 올림픽 선수촌점서 근무할 예정이다.

“글로벌 행사인만큼 걱정도 돼요. 하지만 ‘국가대표 맥도날드 크루’라는 맘으로 올림픽 참가자들에게 최고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요즘 영어회화도 공부하고 있어요. 돌아와서는 변함없이 중동DT점을 지킬거예요. 앞으로 10년은 더 근무하며 실버라이프를 즐기고 싶습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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