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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습격…길거리 음식 상인 ‘비명’
“겨울이 대목인데…어묵·순대·떡볶이등 매출 반토막”…상인들 몸 상하고 마음 상하고…

겨울 황사에 중국발 스모그까지 추가로 유입되면서 전국이 미세먼지 몸살을 앓고 있다. 전일부터 대기정체로 축적된 국내 대기오염물질에 황사와 함께 유입된 국외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전국의 미세먼지(PM 10) 농도는 ‘나쁨’(50㎍/㎥)’ 수준에서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100㎍/㎥ 초과)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영서 지역에 초 미세먼지(PM 2.5) 주의보가 발효됐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연일 미세먼지로 비상인 가운데 중국발 황사까지 몰려온 18일 오전 서울 종로 일대 하늘 에 드리운 미세먼지로 인해 출근길 차량의 형체와 불빛이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가 연일 심해지면서 길거리 음식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겨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데다, 미세먼지에 그대로 노출된 길거리 음식을 꺼리기 때문이다.

▶중국발 황사까지 더해진 미세먼지=18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오전 8시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평균 104㎍/㎥를 기록하면서 ‘나쁨’ 상태다. 강원도 116㎍/㎥, 충남 115 ㎍/㎥, 경기도 111㎍/㎥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지고 있다.

초미세먼지(PM2.5)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같은 시간 17개 시ㆍ도 가운데 11곳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숨쉬기 불편할 만큼 미세먼지 농도가 오른 것이다. 일평균 초미세먼지 PM2.5 농도는 서울 80㎍/㎥, 인천 64㎍/㎥, 대전 69㎍/㎥, 경기 88㎍/㎥, 강원 82㎍/㎥, 충북 83㎍/㎥, 충남 81㎍/㎥, 전북 70㎍/㎥, 세종 59㎍/㎥, 경북 51㎍/㎥, 광주광역시 50㎍/㎥ 등으로, 모두 ‘나쁨’(50㎍/㎥)에 해당했다.

미세먼지는 내일도 이어진다. 19일 수도권ㆍ강원 영서ㆍ충북ㆍ호남권ㆍ제주권은 계속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 전일 유입된 국외 미세먼지와 대기정체로 국내 대기오염물질이 더해지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농도가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미세먼지의 공습은 중국에서 불어오는 오염물질이 한반도 상공에 그대로 갇히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주말까지 답답한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에 갇혀 이번 주말까지는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겠다”면서 “하지만 오는 23일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길거리 음식 외면…상인은 울상=수도권을 강타한 미세먼지는 길거리 상권마저 흔들어놨다. 지난 17일 거리의 시민들은 호흡기 건강을 사수하려 마스크와 목도리로 중무장한 채 겨울철 대표 길거리 음식들엔 눈길도 주지 않고 걸음을 재촉하기 바빴다. 군고구마, 호떡, 붕어빵 같은 음식들은 쌀쌀한 겨울철이 오히려 대목이지만 미세먼지가 찾아온 이번주 내내 손님이 줄었다.

이날 오후 미세먼지 농도가 178㎍/㎥까지 치솟은 영등포 일대 노점상은 줄어든 행인만큼 매출도 확연하게 줄었다.

겨울철 길거리 대표 음식인 어묵 역시 이날은 찬밥 신세였다. 이동식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이모(53ㆍ여) 씨는 “얼마 전 춥다춥다 할 때는 어묵 많이 팔았다. 거리에 사람은 적어도 뜨끈한 국물을 찾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다. 순대와 떡볶이까지 잘 팔리는 대목이 얼마 전이었는데 이번 주 들어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29) 씨도 “추운 날 퇴근하다 음식 냄새를 맡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지만 오늘은 미세먼지를 사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것 같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오전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 115㎍/㎥까지 올라간 중구 일대 상인들도 울상인 건 마찬가지였다.

군고구마를 판매하는 조모(68) 씨도 미세먼지로 며칠째 장사를 공쳤다. 조 씨는 “원래 한 두명이 고구마를 사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도 멈춰 서는데 오늘은 개시조차 못했다”며 “지나가는 사람도 적고 사겠다는 사람도 적다. 군고구마는 밖에 내놓고 파는 음식도 아니어서 속상하지만 어쩌겠나. 종일 밖에 있다간 내 몸도 상하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오진형(22) 씨는 “밖에 잠깐 돌아다닐 때도 마스크를 써야 할 정도인데 종일 거리에 내놓은 음식을 먹기가 불안하다. 황사까지 온다고 하는데 아예 외출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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