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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심장이 쿵쾅쿵쾅…‘심방세동’ 들어보셨나요?
악성 부정맥 대표질환 불구 인지도 부족
국민 10명중 9명은 제대로 알지 못해
두근거림 경험시 15.4%만 병원찾아 진료

방치땐 돌연사 위험·뇌졸중 발병 5배 높아
건강검진 시 심전도 이용 선별검사 필요

# 직장인 김모씨(53)는 언젠가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자주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웠다. 일시적인 현상이려니 했으나 그치지 않고 계속되자 걱정돼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심장 박동수가 분당 200회 정도를 보이는 부정맥 중에서도 심한 ‘심방세동’이었다. 부정맥은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해 방치했다가는 돌연사의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갑자기 심장 ‘쿵쾅쿵쾅’ ‘탕탕’ 치는 느낌 온다면 부정맥 의심=우리 몸의 ‘엔진’인 셈인 심장은 총 무게가 250~350g에 불과하지만 심장 자체가 만들어낸 전기자극에 의해 분당 60~100회 빠르기로 뛴다. 운동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박동수가 빨라지고, 수면이나 안정을 취하면 심박동수가 느려질 수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생리반응이다. 하지만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또는 느리게, 불규칙하게 뛰면 부정맥을 의심해야한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빈맥, 느려지는 서맥, 빠르면서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으로 구분한다.특별한 이유없이 심장 ‘쿵쾅쿵쾅’ 하는 느낌이 오거나 불규칙하게 ‘탕탕’ 치는듯한 느낌, 왼쪽 가슴속에서 심장이 한번 또는 연달아 점프하는 듯하거나 가볍게 펄쩍 뛰는 듯한 증상을 느끼는 일이 있었다면 부정맥일 가능성이 높다. 부정맥이 혈액을 뿜어내는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량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호흡곤란, 현기증, 실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심실 무수축, 심실빈맥, 심실세동과 같은 악성 부정맥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심장기능이 완전히 마비되어 곧바로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다.


부정맥 대표 질환 ‘심방세동’10명 중 9명 이상 잘 몰라=하지만 이처럼 위험한 질환인 부정맥에 대해 일반 국민들 대부분이 제대로 알고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대한부정맥학회(회장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영훈)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10명 중 9명 이상이 부정맥 질환 ‘심방세동’에 대해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부정맥의 대표 증상인 ‘두근거림‘을 경험했을 시 병원을 방문한 비율은 15.4%에 그쳐 질환의 위험성과 치료법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매우 빠르고 미세하게 뛰는 질환으로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 대비 뇌졸중 발병 위험이 5배 가량 높아 조기 진단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심방세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거나(54.7%)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38.1%)는 응답이 9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4명 중 1명만 심방세동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해 질환 인지도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심방세동과 뇌졸중의 상관관계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비율 역시 19.3%에 그쳐 질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맥 관련 전반적인 의료 상식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38.1%가 알고 있다고 응답해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보였으나, 부정맥 진단을 위해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2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근거림 증상 있어도 85% 방치=부정맥의 증상은 무증상부터 실신이나 심장 돌연사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가슴 두근거림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8.5%가 최근 1년 이내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빠르거나 불규칙하다고 느끼는 두근거림(심계항진)을 경험했으며 부정맥을 진단 받은 경우에는 58.2%가 두근거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났을 시 병원을 방문한 응답자는 15.4%에 그쳐 빠른 진단 및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대부분이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60.2%)’ 혹은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51.5%)’라고 응답해 부정맥 질환 및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맥 진단 환자, 일반인 대비 고혈압·불안장애·심부전과 유의한 관련성 보여=타 질환 진단 경험을 분석해본 결과, 부정맥을 진단받은 환자가 일반인 대비 전 질병을 진단받은 경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고혈압(49.1%), 불안장애(32.7%), 심부전(23.6%)의 진단 비율이 부정맥 진단 환자에서 높게 나타나 해당 질환군에서 부정맥 동반 발현에 유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회장은 “고령화 사회에 빠르게 진입하면서 부정맥 발병률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반해 질환 및 질환 위험성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라며 “또한 심방세동 등 주요 부정맥은 무증상인 경우도 많은데, 65세 이상의 고연령에서 흔히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건강검진 시 심전도를 이용한 선별검사를 도입하는 등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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