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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주사 전환에 속절없이 애만 태우는 ‘개미들’
- “쿠쿠홀딩스, SK디스커버리, BGF 모두 개인들이 집중 매수”
- “인적분할 이어질 것…지주사 매수 신중해야”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지주사 전환 기업들의 상장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믿고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지주사 손실 폭탄’에 속절없이 애를 태우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 변경상장된 쿠쿠홀딩스는 지주사가 된 이후 닷새만에 주가가 9%가량 하락했다. 지난 5일 상장된 SK디스커버리 역시 첫날보다 주가가 18% 하락한 4만원대 중반을 기록 중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에 상장한 BGF는 주가가 50%가량 하락하며 반토막났다. 

최근 인적분할 후 변경상장한 기업들 주가 흐름

최근 변경 상장한 이들 종목 모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거세게 나타나면서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관이 쿠쿠홀딩스를 85억원어치 내다팔 동안 개인은 74억원어치 사들였다. SK디스커버리는 기관이 613억원어치를 파는 동안 개인이 537억원어치를 사모았다. 또 BGF는 외국인이 1179억원어치를 팔 동안 개인이 11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결과적으로 개미들은 세 종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쿠쿠홀딩스는 존속법인인 쿠쿠전자가 인적분할한 이후 변경 상장된 것이다. 신설법인인 쿠쿠홈시스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개인ㆍ가정용품 임대업체로 기존 쿠쿠전자의 렌탈 사업부문만을 주력으로 담당하게 된다.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로 분할돼 각각 변경 상장, 재상장됐다. 기존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로 존속하고, 신설된 사업회사에 SK케미칼 명칭을 부여했는데 이곳에서 라이프사이언스(제약)와 그린케미칼(화학)이라는 양대 사업을 유지하게 된다. BGF리테일은 회사의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역할을 하는 BGF와 사업회사인 BGF리테일로 나눴다. 최근 지주사 체제 전환 굳히기에 들어간 BGF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기업이 인적분할한 후 변경 상장되는 단기간동안 지주회사의 미래 수익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초기 주가가 고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기존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 규모를 분할 비율에 따라 나누고, 이에 맞춰 주가 수준을 재산정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그 기준에서 다시 50%~200% 수준에서 기준가격이 조정되지만, 여전히 투자자 다수의 기업 수익 전망보다는 기존의 자산가치에 의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주가란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들은 대부분 주력 사업을 배제한 배당수익과 로열티 등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에 성장성이 부각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로 전환하면 대주주의 현물 출자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를 미뤄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내년 말 종료되고 인적 분할 때 자사주에는 신설법인의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라며 “기업들이 혜택이 줄어든다는 위기감에 인적분할을 하고 지주사를 세울 가능성이 높은데 투자자들은 이런 점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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