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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지원금 절반으로 삭감
美 국무부, 팔레스타인 압박 해석

‘예루살렘 선언’ 이후 팔레스타인과 갈등을 빚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지원금을 절반으로 삭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금을 줄이겠다고 경고한지 2주 만의 일이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UNRWA에 지원하기로 한 1억2500만달러(약 1329억원) 가운데 6000만달러(약 638억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6500만달러(약 691억원)는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결정이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면서도 UNRWA의 개혁을 요구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것은 누구를 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부담 공유’(burden-sharing)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국가들, 사실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비판하는 국가들이 앞에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의 주장과 달리 이번 조치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팔레스타인에 연간 수억달러씩 지불하나 감사나 존경을 받지 못한다. 이들은 심지어 이미 오래 전 기한이 지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도 원치 않는다”면서 “더는 평화를 이야기할 의사가 없는 팔레스타인에 우리가 왜 이런 막대한 미래 지불액을 줘야 하나”라며 원조 중단을 시사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혀 이번 조치가 정치적 결정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대니 대넌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UNRWA가 원조를 오용하면서 반(反)이스라엘 선전을 지지하고, 팔레스타인 난민의 역경을 영구화하고, 증오를 조장하고 있다”며 “부조리가 끝나고 인도적 기금이 ‘난민의 복지’라는 목적을 향해 갈 때”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미국의 결정에 반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인 하난 아쉬라위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가장 취약한 계층을 겨냥하고 있으며 피난민들의 교육, 보건, 피난, 위엄있는 삶을 누릴 권리를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미국이 UNRWA에 대한 원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되기를 강하게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UNRWA의 최대 원조국으로 전체 지원금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미국의 지원금은 3억7000만달러(약 3934억원)에 달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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