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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로 집사고 세금내고 치킨먹고…세계는 비트코인 실험중
결제금액 올 50억달러 수준 전망
‘비트코인 치킨’ 1시간 만에 매진
매매춘 시장까지 확산 조짐


“투자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결제의 문제다”

결제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을 놓고 전 세계가 흥미로운 실험을 벌이고 있다. 최근 패스트푸드 업체 KFC<사진>가 캐나다 전역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해 화제를 모은 것은 소소한 사례 중 하나다. 주택뿐만 아니라 세금까지 비트코인 결제 영역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결제업체 비트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비트코인으로 결제된 금액은 전년대비 328% 증가한 10억달러(약1조633억원)이다. 결제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올해 50억달러(약 5조3165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허용되고 있다는 점은 이런 전망의 바탕이 되고 있다.

올해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가 선봉에 섰다. KFC는 지난 12일 캐나다 전역에서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는 치킨메뉴인 ‘비트코인 버킷’을 출시했다. KFC는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이 거품이라고 얘기하고 있 으니, 차라리 치킨을 사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가격이 20 캐나다달러인 이 메뉴는 출시된 지 1시간 만에 매진됐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일부 매물에 대해 비트코인 결제를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다. 아예 매도자가 비트코인 거래만 고집한 사례도 나왔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거래사이트 레드핀에 따르면 마이애미의 한 펜트하우스 소유자는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거래를 조건으로 매물을 내놨다. 가격은 당시 시세로 33비트코인(54만4500달러)였다.

미국 포춘지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평균 주택가격(24만8000달러)을 고려할 때 17.65비트코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달 15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을 반영한 수치다. 도시별로는 샌프란시스코가 113비트코인으로 가장 비쌌고, 시애틀(51.6비트코인), 로스앤젤레스(41.5비트코인), 워싱턴D.C.(39비트코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금 납부 가능성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 CBC 방송은 이달 말 놈 켈리 토론토 시의원이 비트코인으로 재산세, 토지 양도세 등을 낼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시의회에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아리조나에서도 워런 피터슨 상원의원이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를 활용해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 9일 내놨다.

비트코인의 익명성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미국 네바다 매춘업계의 거물로 통하는 데니스 호프는 자신의 업소에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굳이 비트코인을 대체통화나 결제 방법으로 채택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비트코인은 지난 2개월간 가격이 1만달러를 넘어섰다가 다시 하락하는 등 가격 변동성이 심하다. 현금이나 카드와 비교해 건당 거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과 비싼 수수료, 세금처리 방법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13일 비트코인 거래 평균 수수료는 건당 35달러였다. 이런 측면에서 비트코인 결제는 결제수단의 의미보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아미르 로시치 블록긱스 최고경영자(CEO)는 “커피 한 잔을 사기에는 거래 수수료가 터무니없다”며 “실제 상거래에서 사용할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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