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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김홍주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회장]부풀려진 숫자, 착시가 빚은 문제들
올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은 3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이고, 중국인은 4000만명 초반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근년들어 해외여행객 증가율은 한국 18%, 중국 4%이므로, 5000만 인구의 한국과 15억 중국의 해외여행객 수 차이가 1000만명 수준으로 좁혀지는 것이다.

중국의 해외여행객이 1억 2000만명으로 과장 발표된 적 있는데, 이는 홍콩, 마카오 방문객 8000만명을 포함한 수치이다. 광둥성 사람의 홍콩 방문은 약간의 절차만 있을 뿐, 경기도민이 서울 가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 정부는 자국 영토인 홍콩, 마카오 방문객을 공식 국외여행 통계에 넣지 않는다.

통계의 착시는 매우 많다. 세계 수출 6위의 무역대국인 한국 방문자 중에는 비즈니스 목적의 여행자가 많다. 또 입국자의 10%는 승무원이다. 여기에 국내 외국인 체류자 200만명의 귀향과 복귀에 따른 출입국도 많다. 1400만 방한객 중 순수 여행자 수가 생각보다 적다는 점, 되짚어 볼 만 하다.

작년 중국 정부의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금지에 따라, 전년 대비 절반 정도인 400만명 가량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이 마저도 30~40%는 관광과 무관한 취업 근로자 등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그간 “여행 즐기려 온 외국인들 많네. 중국인들 엄청 몰려오겠다”라는 환상에 빠져있었지만, 내막은 조금 달랐던 것이다.

착시는 오해를 낳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오면 그들의 여행경비 만큼 우리가 돈 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한국 여행사를 통한 방한은 20% 가량에 불과하다. 1992년 수교 이후, 방한 중국인 수가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보다 많았던 해는 최근 4년 뿐이라는 ‘팩트’가 새삼스럽다.

인구 차이는 많은데도, 한중 관광 상호교류 규모는 대등하다. 2005~2016년 연평균 400여만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방문 외국인(홍콩, 마카오, 대만 제외) 1위이다. 한국 방문 외국인 1위는 중국(2014,2015,2017년 각 400만명대)이다. 이런데도, 중국의 관광시장 보호무역 조치는 장기적으로 양국 우호와 관광산업 증진을 저해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인 수요를 과대 추정해 숙박, 음식, 쇼핑 등에 많은 투자를 했던 기업들이 어려움에 겪는다. 자국 관광 비중이 90%를 넘는 일본, 중국에 비해 우리는 50%대이다 보니, 부풀려진 외국인 여행객 수에 의존했던 ‘천수답’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한다.

성공하는 기업은 데이터로 의사결정하고, 실패하는 기업은 감(感)으로 한다는 말이 있다.

관광입국을 위해서는 믿을만한 관광산업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인의 국내 관광 ▷한국인의 해외여행 ▷외국인의 한국여행을 종합하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통계 오인, ‘착시’로 투자했다가 공실률만 높아진 국내 관광시설로 우리 국민들을 유인하는 방안 등 해결책은 이런 통찰력에서 나온다.

전국 관광사업자, 지역별ㆍ업종별 관광협회로 구성된 한국관광협회 중앙회는 지난 11일 개최된 ‘관광인 신년인사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개최와 ‘내나라 먼저보기 캠페인’ 등 국내관광을 활성화할 것을 다짐했다.

국민이 아끼고 사랑하는 관광지에 외국인도 찾아온다. 2018년, 한국인의 ‘내 나라 여행하는 해’가 되려면, 국민,업계,정부 모두의 실천적, 실증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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