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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조원 ‘혁신모험펀드’ 가시화…초대형IB도 운용사 자리 ‘눈독’
-운용사 자율성 제고ㆍ운용 성과보수 확대
-NH투자증권ㆍKB증권 등 ‘눈독’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혁신기업 성장에 투자할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가 이르면 1분기 중 자금모집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탁운용사(GP) 자리를 놓고 대형 증권사 및 벤처캐피탈(VC)들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모험펀드의 운용자금이 대규모인데다 민간자금 유입 확대를 위해 운용사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인센티브까지 마련돼, 자금모집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증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성장ㆍ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확충을 위해 올해부터 3년동안 조성하는 10조원 규모 ‘혁신모험펀드’의 골자가 이르면 이달 말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혁신모험펀드는 재정(한국벤처투자),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 세 주체가 해마다 약 9000억원 규모로 마련한 초기자금을 토대로 조성된다. 이후 운용사선정위원회가 선정한 GP가 매년 2조5000억원 규모의 민간자금을 모집해 초기자금과 매칭하고, GP가 구성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통합 연간 3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혁신기업에 투자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펀드규모, 투자전략 등을 기준으로 하위 펀드 세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운용사 선정 기준, 펀드에 출자한 투자자(LP)별 위험 분담 비중 등 세부 운용계획이 수립되면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민간자금 모집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혁신모험펀드 조성 과정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대형 증권사가 위탁운용사로 선정될 수 있을지 여부다. 과거 산은ㆍ한국성장금융이 조성한 펀드의 위탁운용사는 대부분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이하 신기사)나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등이 도맡아 왔다. 그러나 민간자금 참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산은ㆍ한국성장금융은 이를 수용해 올해부터 경쟁력 있는 운용사의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개선책을 마련해 적용할 계획이다. 예컨대 40%로 규정됐던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의무투자비율을 운용사의 자율제안으로 설정토록 하고, 정책자금이 배분받는 초과수익도 일정부분 GP에게 이전한다.

이처럼 운용사 선정에 대한 유인이 높아지면서 대형 증권사들도 GP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기사 자격을 인가받거나,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및 창업ㆍ벤처PEF 위탁운용업자로 등록한 증권사는 정책금융으로 조성된 펀드의 GP로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로 등록한 NH투자증권는 혁신모험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가이드라인이 구체화하는대로 적극 모집에 참여할 계획이다. 황상운 NH투자증권 PE본부장은 “혁신기업 투자와 관련해 그동안 VC출자펀드에 지분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데 그쳤다면, 올해부터는 계열사의 자금을 모집해 운용하는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조성하는 펀드)의 GP로서 관련 역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4차 산업혁명 등 큰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모험자본을 굴릴 기회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신기사로 등록된 KB증권은 투자조합을 운용하기 위한 신기술사업금융부, PEF를 운용하기 위한 PE부를 성장투자본부 밑에 배치함으로써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에 대비하고 있다. 그룹차원에서 모험자본 투자에 관심을 기울여온 미래에셋대우도 위탁운용사로서의 참여 가능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셀트리온, GS리테일, 네이버 등과 신성장투자펀드를 조성해 4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정했으며, 운용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담당하고 있다.

중소ㆍ벤처기업에 성장단계별 IB(투자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범한 중소기업특화증권사들의 행보도 주목 요인이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성장금융ㆍ한국벤처투자 등 정책금융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정책자금과 민간 자본을 매칭한 펀드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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