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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 거래소의 민낯...주문 안되고, 출금은 수작업
비싼 수수료에도 관리는 엉망
매도타이밍 놓쳐 손실 나기도
불안정한 청산결제 민원 폭증
파산시 투자자 돈 회수 불투명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B거래소를 폐쇄해주길 금융감독원 등 곳곳에 민원을 제기하고 싶다.”(한 가상화폐 투자자)

가상화폐(암호화폐) 붐을 타고 거래소 개설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킹, 서버다운, 청산결제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의 정당한 규제를 요구한다.

16일 한 가상화폐 투자 관련 카페를 보면 특정 거래소의 피해사례를 모아놓은 글들만 수 백 건에 달한다. 국내 주요 거래소로 알려진 곳들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게시글만 340건이다. 또 다른 주요 거래소에 대한 게시글도 30건이 넘는다.

[사진=오픈애즈]

가장 큰 불만은 원하는 시간에 매도 및 매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가상화폐를 시중화폐로 전환(출금)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도 다수다. 짧은시간동안 시세가 바뀌는만큼 즉시적인 청산 및 결제가 요구되나 영세한 업체들은 비용문제로 시스템을 갖추기 힘들고, 심지어 수작업으로 입출금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센터의 어설픈 응대도 투자자들의 불만사항 중 하나다.

한 투자자는 “상승장에서 익절하려고 접속했지만 불가능했고 간신히 접속했을때는 하락장이었다”며 “그나마 익절하려 매도를 시도했으나 서버가 다운돼 불가능했다. 자산도 확인되지 않고 오류만 떴다”는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거래소는 폐쇄되거나 정부로부터 엄청난 제재를 받아야한다”면서 “가입자를 서버 수용능력에 벗어나게 받고 수수료는 비싸게 받으면서 서버관리는 전혀 안되고 있다. 먹통이 아닐때가 거의 없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금감원에 민원을 넣었다는 투자자도, 해당 거래소에 대한 소송 진행을 결심하고 함께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게시글도 있었다.

이같은 사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크라켄(Kraken) 역시 서버다운으로 논란을 빚었다. 크라켄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다. 한 투자자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이에 대한 소송을 고려하며 함께할 사람들을 구했다.

블룸버그는 “가상화폐 역사는 짧지만 해킹과 비트코인 도난 등이 만연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시작한 영세업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거래 및 출금 지연, 수수료 과다, 해킹 등 공격 우려 등을 지목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보안상의 취약점과 시스템 부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2014년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Mt. Gox)가 해킹을 당해 파산하는 사태가 발생,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발했다. 지난해 12월 유빗 역시 해킹으로 170억원을 잃고 파산했다. 빗썸은 3만 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됐고 코인이즈는 해킹으로 21억원의 피해를 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선 한국거래소나 예탁결제원이 안정적인 청산ㆍ결제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그렇지 않다”며 “사실상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자본금 및 시스템 등을 갖추도록 거래소 등록 요건을 마련해 등록ㆍ허가하는 것도 정부가 가상화폐를 인정하는 셈이 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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