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적페 청산에 강력 메시지 던져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금융권의 혁신을 위한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금융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지주에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최종 후보군(쇼트리스트) 선정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5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금융혁신 추진방향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그동안 관행이라는 명목 하에 이뤄졌던 금융적폐를 적극적으로 청산하는 한편, 서민층, 영세 자영업자, 중소ㆍ벤처기업 등 국민 생활과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과감하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금융부문 쇄신,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경쟁 촉진 등 4대 전략을 기반으로 한 금융혁신 추진방향을 공개했다.
금융부문 쇄신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에 대한 혁신은 물론 금융업권 채용비리와 같은 업권에 대한 점검 및 제도개선도 이어가기로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융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여전히 냉정한 것이 엄중한 현실”이라며 “‘담보대출 위주의 전당포식 영업’, ‘비 올 때 우산 빼앗는 행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한 황제연봉’,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지배구조’, ‘불완전 금융상품 판매 등 금융소비자 피해’, 그리고 최근 일련의 ‘채용비리’ 까지, 금융권 적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얼음장과 같이 차갑다”고 꼬집었다.
그는 “채용비리, 지나치게 과도한 보수,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금융권에 퍼져있는 불합리한 관행도 과감하게 쇄신하겠다”며 “만약 금융인들 중에 ‘금융은 특별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언제나 옳고 어떠한 경우도 간섭 받아서는 안된다’는 식의 잘못된 우월의식에 젖어 있는 분이 있다면, 빨리 생각을 고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과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으로 하나금융지주를 검사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20억원 특혜대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이카이스트는 박근혜 정부 당시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정윤회씨의 동싱 정민회씨가 싱가포르 법인장으로 근무한 곳이다.
이에 금감원은 하나금융그룹의 회장 후보 선임 절차를 미뤄달라는 의견을 하나금융 회추위에 전달했다. 그러나 회추위는 예정대로 15일부터 16일까지 후보 인터뷰를 진행한다.
최종구 위원장은 브리핑 이후 “금감원이 관련된 의혹들을 검사하고 있어 이런 의혹들이 해소될때까지 연기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고를 하는 차원에서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며 “이 권고를 받아들일 것인지는 회추위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발표문에서 그는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외이사가 당초 취지대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금융혁신과 관련한 업계와 당국의 기싸움도 예상된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에 대해 최 위원장은 “정부는 경제, 사회, 개개인이 입을 수 있는 손실을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판도 일겠지만 욕을 먹더라도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규제는 블록체인 기술개발, 가상통화 자체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블록체인 기술개발은 장려해야 할 것이고 가상통화에 대한 과도한 투기적 거래는 진정시키자는 것이 규제의 목표”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정상적 과열투기로 사회 안정이 저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며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거래 참여자들도 거래가 본인의 책임하에 이뤄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하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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