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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여정“자식 다 키우고 나니…하고 싶은 작품에 손이 가네요”
아이들 키우느라 별의별 역할 다했지만
이젠 작품 마음에 들면 연기하고 싶어
일 주는 사람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뿐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서 엄마 주인숙役
완벽한 사투리·가슴 찡한 연기로 호평


배우 윤여정(70)은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에서는 한때는 웰터급 동양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형제의 엄마 주인숙 역을 맡았다.

17년동안 떨어져 살았던 조하와 우연히 재회하게 된 인숙은 오갈 곳 없는 조하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티격태격하는 조하와 진태 사이에서 눈치 보기 바쁘다.

“주인숙은 순응하면서 사는 캐릭터다. 진태에 대해서는 연민이 있다. 내가 아니면 어떻게 되나 하는 연민이다. 조하에게는 죄의식이 있다. 그의 아버지와 잘 사는 줄 알았는데. 헤어져 홀로 떠돌아다녔다. 조하에게는 ‘내가 널 버린 게 아니다’는 걸 말해줘야 한다. 드라마와 달리 대사로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느낌으로 처리한다. 죽어가면서 할 말을 다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윤여정은 자식들을 키우는 일에서 해방된 60세 이후에는 자신이 하고싶은 작품을 선택한다고 했다. 작품이 마음에 들거나, 사람이 마음에 들어 참가하게 된다고 한다. 

배우 윤여정이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에서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형제의 엄마 주인숙 역을 맡았다. 연기에 관한 한 엄격하기로 소문난 윤여정은 철저한 연습으로 평생 사용해보지 않은 경상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연기해냈다.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가하게 됐다는 질문에는 “시나리오를 30회 정도 읽었을 때 이병헌과 박정민이 캐스팅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들 덕좀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건 그의 연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윤여정은 이번 영화에서 평생 사용해보지 않은 경상도 사투리를 꽤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감독님이 경주 사투리라고 제안해 막상 해보니 쉽지 않았다. 차라리 영어를 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웠다. 사투리를 가르치는 선생님과 3개월간 씨름했다. 선생님이 나가떨어졌다.”

이처럼 윤여정은 연기에 관한 한 엄격하다. 나이가 들어도 철저하게 연습한다.

“처음 배우할 때는 조금 있다 좋은 데 시집 가는게 목표였다. 세상을 거역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렇게 안하는 게 오히려 흉이었다. 나는 갔다가 잘못돼 돌아왔는데, 할 줄 아는 게 없어 또 연기를 하게됐다. 그게 내 배우 커리어의 시작이다. 그래서 나에게 일을 주는 사람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일을 잘 못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연습을 해야했다. 나를 때리기만 해도 대사가 나올 정도로 골천번 연습했다.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다.

아이를 키워내야 해 말도 안되게 죽는 역할, 막장극도 했다. 아이를 다 키워놓고 내 미션이 끝나니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 프리랜서니까.”

윤여정은 ‘윤식당’ ‘꽃보다 누나’ 등 예능으로도 성공했다. “명색이 53년차 배우가 대표작이 ‘윤식당’이라면, 망신살 아니냐? LA에 갔는데 한국 식당을 안갔다. ‘윤식당’을 너무 잘 봤다고 해서”

‘윤식당2‘를 촬영한 스페인의 휴양 섬 테레리페 일정이 어떠했는지를 물어봤다.

“너무 힘들었다. 정유미랑 담벼락 밖을 못나갔다. 강호동, 유재석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알았다. 윤식당 제작진을 모아놓고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누군지 손들어보라고 했다. 혼내려고 했다.”

“이제 예능 적응기에 돌입했냐”고 묻자 “아니다. 적응기에 안들어갈 거다. 나영석이니까 했다. 연기로 평가받는 건 내 일이니까 얼마든지 좋지만, 비위생적이란 댓글을 본 순간 다시는 안한다고 했다. 결백이라는 말은 들어도 비위생이라는 말은 모욕적이다. 내가 댓글을 달 줄 알면 ‘너도 늙어봐라’라고 달고 싶었다”고 했다.

윤여정은 “그래도 나영석, 이우정이 좋아 믿고 한다”고 말했다. 나영석 PD에게 망한다고 말했는데 망하지 않았다. ‘윤식당‘ 시즌2 첫방은 시청률이 무려 14.1%나 치솟았다.

“나영석이 안망하는 이유가 있더라. 그는 굿 리스너다. 그에게는 팀이 있고 파워가 생겼다. 그 정도 파워를 가지면 자기 팀에서 새끼 작가나 후배 피디가 말하면 ‘야 안돼, 니가 뭘 알어, 우리가 안해봤는 줄 아니’라고 하기 쉬운데, 그는 잘 듣는다. 경청한다. ‘윤식당‘ 아이디어는 이진주 PD가 냈다. ‘알쓸신잡’은 양정우 PD다. 근데 아직 섭외는 잘 안된다. 유시민도 와이프가 나영석이면 하라고 했다. 내 조건도 나영석, 이우정이 반드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이번에 나영석이 자주 없어지더라. 정유미랑 힘들어 죽겠는데, 도망을 가더라.”

윤여정은 나영석 PD에 대한 신뢰가 넘쳐흘렀다. 운여정은 “기분이 좋다, 나보다 나은 세대가 나와. 나 PD는 지혜롭다. 내가 모든 걸 다할 수 있다고 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건 없다. 내가 나영석을 너무 띄운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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