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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빅파마도 두 손 든 치매약 개발…치매 정복은 불가능?
-화이자, 알츠하이머ㆍ파킨슨병 신약개발 중단
-릴리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하다 포기
-원인 모르는 치매, 치료제 성공률 1%도 안 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인구고령화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치매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의 길은 더욱 험난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개발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는 막대한 개발 비용과 낮은 성공 가능성을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실제 화이자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신약 임상시험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화이자는 “300명 가량의 해당 연구인력은 구조조정되며 절감된 예산은 다른 연구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다른 분야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상위 제약사 화이자가 치매 치료제 개발에서 손을 뗀 것이다.

[설명=많은 제약사가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개발에 성공한 곳은 없다.]

앞서 2016년에도 미국계 제약사 일라이 릴리도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를 개발하다 중단했다. 릴리는 치매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알려진 뇌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 항체 제제 ‘솔라네주맙’을 개발하고 2000여명의 경증 치매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효과를 보였고 결국 개발을 포기했다. 릴리는 지난 27년 동안 치매 신약 개발을 위해 3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말았다. 화이자, 릴리 이외에 노바티스, 로슈도 치매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성과를 낸 곳은 없다.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빅파마들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는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한 치매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뇌에 특정 단백질이 쌓여 치매가 발생한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이 단백질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등은 밝혀지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치매치료제 개발 성공률은 단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반대로 치매 치료제에 대한 니즈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 수는 이미 60만명을 넘었다. 2025년에는 100만명, 2043년이 되면 2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치매 인구는 1억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지역사회마다 치매지원센터 설립, 치매 치료비 90% 지원 등을 약속했다. 제약사들도 이런 정부 정책과 맞물러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동아ST는 2013년 ‘동아치매센터’를 설립하고 천연물 소재를 기반으로 한 치매치료제를 미국 하버드대 치매연구소와 공동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도 천연물에 기반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동국제약은 1개월간 약효가 지속되는 ‘도네페질 데포’를 개발하기 위해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메디포스트, 지엔티파마, 대웅제약, 제일약품, 대화제약 등이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약사들의 치매 치료제 개발은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어 아직 상용화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중간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가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뛰어들고는 있지만 글로벌 빅파마들도 잇따라 실패를 할 만큼 치료제 개발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당분간 치매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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