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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인 몰리는 금융株…“2005년 경기확장 때와 닮아”
-한국금융지주ㆍKB금융ㆍ하나금융지주 52주 신고가
-“경기확장 지속에 배팅한 외국인 증가”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증권사와 은행, 보험 등 금융주(株)가 연말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상, 유가 강세 등 글로벌 경기회복을 낙관할 만한 신호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처를 찾던 외국인들이 국내 경기의 꾸준한 확장세에 ‘베팅’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산금리 인하 압력이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 규제 이슈와 맞물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가파른 상승이 힘들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 금융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74포인트(1.24%) 오른 549.08에 장을 마쳤다. 지수 구성 종목 중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한국금융지주(8.97%)이다. KB금융(3.90%) 하나금융지주(3.63%)와 함께 나란히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밖에 NH투자증권(5.90%), 신한지주(3.79%), 우리은행(3.49%)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2008년 이후 코스피 금융업 지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금융주가 이처럼 강세를 나타낸 것은 연말 이후 강화된 국내 경기 회복 조짐에 외국인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최근 1개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10개 종목 가운데 금융 관련 종목은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KB금융 등 3곳에 달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고 있고, 글로벌 증시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금리, 유가도 상승 추세”라며 “이같은 방향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확신한 외국인들이 금융주에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금융주는 금리 인상기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은행들은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차이에 따른 수익)이 늘어남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은행 수익의 원천인 순이자마진(NIM)이 0.03~0.04%포인트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이번 금리 인상은 금융위기 회복기였던 2010년보다는 2005년 경기확장국면에서의 금리 인상 사이클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금융주 지수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과거와 비교해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저평가 돼 있다는 점도 향후 지속적인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과거 금융주가 지금과 같은 강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경기 회복세가 완연했던 2010~2011년 즈음이다. 당시 금융주 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 수준에 달했다. 

최근 1개월 주요 금융 종목 외국인 순매수 규모 [자료=한국거래소]

반면 전날 기준 금융주의 평균 PER는 10.82배에 그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은행 지배구조 관여, 가산금리 인하 압력 등은 향후 지속적인 증가 전망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 관련 규제 이슈와 함께 부동산 추가 대책 발표, 자본규제안 등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하회하지는 않겠으나, 그렇다고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는 업종이 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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