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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시작은 무조건 1월 1일?…궁금한 ‘시간의 비밀’
-독일의 역사학자 알렉산더 데만트의 신간 ‘시간의 탄생’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주저없이 ‘1월1일’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 답이 전 세계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월1일이 신년의 시작이 된 것은 기원전 154년 1월1일 로마 집정관이 임기를 시작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이 기준은 중세 이래 여러 곳에서 변화를 겪었다.

힘찬 무술년 첫 해맞이[사진=연합뉴스]

영국에서는 4월1일에 한 해를 시작했고 러시아와 시리아의 기독교도들은 9월1일을 새해가 시작되는 날로 생각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쓰는 에티오피아력에서는 9월11일이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다.

독일 쾰른에서는 과거 부활절이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었고 11세기 이후로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스위스에도 이런 관습이 전파됐다.

러시아에서는 1700년 표트르 대제가 새해 첫날을 1월1일로 공표했고 영국에서는1752년부터 현재 일반적인 역법인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였다. 이후 다른 유럽 국가들도 영국 방식을 따르면서 1월1일이 새해의 시작이라는 관념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독일의 역사학자 알렉산더 데만트는 신간 ‘시간의 탄생’(북라이프 펴냄)에서 이처럼 시간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풍성하게 전해준다.

책은 신화와 종교, 문학,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시간의 개념과 하루, 주(週), 요일, 한 달, 1년, 사계절처럼 시간을 셈하는 방식, 달력과 시계, 절기, 나이 계산,고대와 중세, 근대의 구분 등 문명사 속 시간의 역사를 보여준다.

과거 로마인들은 날을 기준으로 시간을 헤아렸지만 게르만인들은 밤을 기준으로시간을 셌다. 2주를 뜻하는 영어단어 ‘포트나이트’(fortnight)이나 ‘크리스마스까지세 밤이 남았다’는 식의 표현은 게르만식 표현의 흔적인 셈이다.

하루의 시작을 언제로 할 것인가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어떤 곳에서는 일출을 하루의 시작으로 생각했지만 일출을 해가 통째로 떠오르는 시간으로 해야 할지, 첫 태양광이 비칠 때로 해야 할지도 모호했다. 천문학자들은 정오를 하루의 시작으로 보자는 주장을 오랫동안 해 왔다.

해의 움직임을 하루의 기준으로 삼는 사고는 해시계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사람의 몸도 시계로 이용됐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몸의 그림자 길이로 시간을 측정한것이다. 그러나 해시계는 해가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었고 분당 시간은 잴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일정하게 물이 떨어지는 양을 통해 시간을 재는 물시계는 어떤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시계의 시초였고 분당 시간을 잴 수 있는 시계이기도 했다.

그리스 아테네의 아고라에서 출토된 기원전 400년 전후의 물시계는 제한된 시간 안에 연설을 마치도록 하는 용도였다.

주를 나누는 기준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새해 첫날이 금요일인 경우 새해 첫주일까, 지난해 마지막 주일까. 독일표준규격(DIN)에 따르면 적어도 나흘이 지나야 그 해의 첫 주로 인정된다. 예를 들어 2015년은 1월1일이 목요일이었으므로 그 주가새해 첫 주가 되지만 2016년은 1월1일이 금요일이라 그 다음 주가 새해 첫 주가 되는 셈이다.

고대와 중세의 구분은 고대에 열광하던 인본주의자들이 중세라는 개념을 만들어내면서 생겨났다. 지금처럼 고대, 중세, 근대로 구분하는 방식은 독일 학자 크리스토프 켈라리우스가 1680년대 고대와 중세, 그리고 자신의 시대를 새로운 시대로 규정하면서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근대는 콜럼버스와 루터에서 시작해 ‘우리 시대’였지만 근대가 점점 길어지면서 다시 세분화해 1945년 이후를 ‘현대’로 규정하게 된다.

‘시간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으려 한 책이지만 서구 중심의 서술에 그친 점은 아쉽다. 이덕임 옮김. 728쪽. 3만2천원.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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