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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 드는 지주사 펀드…“지배구조 개선시대 본격화”
-지주사 펀드 1개월 수익률, 주식형 펀드 웃돌아
-“막연한 기대감 넘어 배당수익에 주목해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지난해 상반기 높은 주가 상승률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지주회사 펀드가 하반기 부진 이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그에 따른 지배구조 투명화 기대감에만 기댔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최근에는 지주사들의 실질적인 변화가 수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에 대한 관심이 올해를 관통할 투자전략으로 유효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우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장지주회사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은 실질적 지주회사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 지주회사플러스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38%로 같은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2.11%)을 상회했다. 하이자산운용이 지난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이 펀드는 국내 유일 지주사 공모펀드다. 

[사진=지주사펀드 기간별 수익률]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내에서도 지주사 펀드의 강세가 돋보인다. 지난해 11월 말 상장된 국내 첫 지주사 ETF ‘KBSTAR지주회사 ETF’의 1개월 수익률은 3.37%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뒷걸음질 쳤던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 지수 상승률(3.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KBSTAR지주회사 ETF’는 순수하게 지주사에만 투자하는 업계 내 최초 상품으로,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과 함께 개발한 ‘WISE 지주회사 테마지수’를 기초지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 지수는 SK와 GS, LG, 롯데지주 등 43개 지주회사를 담고 있다.

사실 지주사 펀드는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화두로 떠올랐던 지난해 상반기 이미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전후로 인수합병(M&A) 및 우량 비상장 자회사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지고 자회사의 독립ㆍ책임경영이 실현될 경우 지주사의 지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난해 5월 10일 이후 한달간 LG(20.8%, 이하 기간 주가상승률), 한진칼(20.7%), GS(20.6%), SK(15.3%) 등 주요 지주사의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지주사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하이 지주회사플러스펀드’에 몰린 자금은 지난해 6월 한달 139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환매가 몰리며 8월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순유출을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겠다는 방향성과 함께 지주사 전환 요건도 쉬워져야 하는데, 요건은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라며 “지난해 상반기 주가는 기대감이 선반영돼 빠르게 올랐지만, 이후 실질적인 변화의 조짐이 약하자 투자자들도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돌아섰던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온 것은 롯데지주를 필두로 한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다. 지난 2일 롯데그룹은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 합병해, 많게는 75만개에 육박했던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 해소했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년여 만에 순환출자 해소 약속을 지킨 것이다. 신 회장의 경영비리 혐의와 관련한 경영 공백 우려도 지난달 집행유예 선고를 기점으로 해소되면서, 이후 롯데지주의 주가는 8거래일 만에 14.8% 올랐다. 최근 지주사 전환의 첫발을 뗀 효성도 관련 소식이 전해진 날 6.12%의 주가 급등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주사들의 주가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기점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임동욱 신영증권 명동지점 이사는 “책임경영ㆍ투명성 강화라는 명목 자체도 중요하지만, 최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확대 추세와 더불어 지주사가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이는 배당수익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라며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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