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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원산폭격
‘1.4 후퇴’때 피난 내려와, 살다 정든 곳, 두메나산골. 내가 태어난 곳은 아니었지만 나를 키워준 내 고향 충청도.’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1.4 이후 나홀로 왔다.’

한국전쟁 당시 흥남은 1951년 1월4일 서울이 다시 중공군과 인민군에 의해 함락되기 직전, 남쪽으로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원산에 1950년 9월부터 미군의 대대적인 폭격이 수개월째 이어질 때 많은 군인과 피란민들은 가까운 흥남으로 몰려들었다. 원산폭격 후 흥남철수가 이뤄진 것이다.

조영남의 ’내 고향 충청도‘,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가 흥남철수와 관련있다. 또 북쪽에서 가곡 ’가고파‘를 만든 김동진도 흥남 철수때 남하해 남쪽에서 자신의 곡을 히트시켰다.

지금부터 꼭 67년전에 있었던 1.4후퇴(January-Fourth Retreat)와 흥남철수는 이렇듯 원산폭격과 무관치 않다.

원산폭격은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적을 교란하기 위해 벌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개미 한마리 살아남기 어려웠을 정도의 초토화 작전이었기에, 1968년 미 해군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나포됐을 때 ‘원산폭격에 대한 보복’이라는 논평이 나오기도 했다.

폭격은 비행기가 뜬 뒤 하강하면서 포탄을 투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비행 곡선은 마치 상어지느러미 모양이다. 또, 손을 뒤로 한 채 머리를 땅에 박는 가혹행위때 몸의 모양과 비슷하다. 그래서 이런 가혹행위를 ‘원산폭격’이라고 불렀다.

법원은 최근 보육원생들에게 ‘원산폭격’과 ‘맨몸 구보’ 등 학대를 한 원장에게 1심보다 더 무거운 형량을 2심에서 선고했다. 철퇴를 가한 것이다.

어린이에게 원산폭격을 시키고, 방치해 죽게 한 아동학대가 2018년 벽두부터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함영훈 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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