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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박인호 전원 칼럼니스트]겨울산행과 귀농·귀촌의 길

  • 기사입력 2018-01-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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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도시에 사는 친구ㆍ후배와 ‘송구영신 산행’을 함께 했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강원도 계방산(1577m)에 올랐다. 계방산은 필자 가족이 만 8년 째 살고 있는 홍천과 이웃 평창에 걸쳐 있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표적인 겨울 산 중 하나다. 순백의 설경이 안겨주는 순수와 힐링, 강원도 첩첩산중이란 표현처럼 ‘산의 바다’가 보여주는 장쾌함이 일품이다.

그렇지만 강원도 오지의 겨울산행이 ‘누구나’,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눈 덮인 겨울산은 춥고 칼바람이 매섭다. 방한복과 아이젠, 스틱, 방수 등산화, 따끈한 물과 간식 등의 사전 준비를 다른 계절의 산행에 비해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또 한파가 몰아치고 폭설이 내리기라도 하면 차량 이동과 산행 도중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다. 사전에 날씨 예보 확인과 안전 운전은 필수다.

모처럼 만난 도시의 친구와 후배는 산행 기점에서 인사를 나누자마자 확 달라진 날씨부터 화제에 올렸다. 도시에서 출발할 땐 영상의 날씨로 포근했는데, 산골에 들어서니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몹시 춥다고 했다. 게다가 인적마저 드무니 도시사람들에게 시골과 겨울산은 더욱 황량하게 느껴졌으리라.

다행히 도시의 친구와 후배는 만반의 겨울산행 준비를 갖추어 왔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산행을 시작했다. 눈 덮인 겨울 산의 등산로는 협소하고 불편하다. 이미 다녀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발자국이 전부다. 새 길을 개척하려고 발을 옆으로 내딛기라도 하면 바로 무릎과 허벅지까지 눈 속에 푹 잠겨버린다. 등산화에 아이젠을 장착하고 스틱의 도움을 받지만 다른 계절에 비해 산행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오르막길은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이런 인내의 겨울산행 과정에서 얻는 것은 다른 계절 산행에 비해 훨씬 값지다. 칼바람에 옷깃을 세우며 나누는 대화는 어느 때보다 진실해진다. 나눠먹는 간식이나 물의 맛과 의미 또한 각별하다. 순백의 자연과 교감하며 잠자던 순수를 깨워내고, 평온을 얻으며, 생명의 경이와 겸손을 배운다. 능선과 정상에 올랐을 때 충만하게 채워지는 산의 정기와 호연지기는 또 어떤가.

꽃피는 봄과 푸르른 여름, 단풍든 가을산행에서는 주로 외적인 감흥과 기쁨을 맛본다. 그래서 봄과 여름, 가을산행은 한 철을 즐기려는 행락객들이 오히려 더 많다.

반면 겨울산행에서는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연단하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2009년 이후 사회적 트렌드가 된 귀농ㆍ귀촌의 길은 자주 산행에 비유된다. 문제는 신문과 방송, 각종 귀농ㆍ귀촌 교육에서 보여주고 제시하는 귀농ㆍ귀촌의 길은 외적 감흥을 추구하는 봄과 여름, 가을산행에 가깝다는 것. 진솔한 희망 보다는 여전히 장밋빛 환상과 기대만이 넘친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귀농ㆍ귀촌은 결코 녹록치 않다. 낭만과 환상은 이내 사라지고 고난의 능선을 수시로 넘어야 한다. 사전에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귀농ㆍ귀촌을 결행했다면, 초기 1~3년은 극기 훈련으로 받아들이고 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래서 귀농·귀촌의 길은 사실 겨울산행과 가장 닮았다. 그 인내의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열매는 ‘성공’이 아닌 ‘행복’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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