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0.8%↑, 건설투자 7.2%→0.4% 급락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올해 우리 경제 전망에서 가장 불안한 요소가 투자부문이다. 설비투자, 건설투자 모두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건설투자가 올해 0.8% 증가에 그쳐 지난해 (7.6%)보다 큰 폭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아파트 분양물량의 준공이 이어지며 신규 주택건설 증가세는 둔화할 전망이다. 정부의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에 따른 토목건설 둔화도 불가피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 경제는 투자가 둔화하면서 2018년 2.9%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KDI는 지난해 14.7%로 예상되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 3.0%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증가율 역시 올해 7.2%에서 내년 0.4%로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설비투자는 수출 확대로 투자수요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제외한 여타 업종에서 가동률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증가폭은 비교적 빠르게 축소될 전망”이라며 “건설투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토목부문이 부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건축부문도 둔화해 최근의 증가세가 비교적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LG경제연구원도 “신규수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건설투자 증가율을 떨어뜨리는 한편, 정부의 SOC 예산 감소로 토목건설도 부진해 건설투자가 연간 제로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설비투자의 증가율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기가 개선되고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설비투자 확대도 지속하겠지만 기저 효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건설과 설비투자가 확 줄어 내수가 안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력산업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산업 대부분이 수요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는 여전히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은 전년보다 22.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17.0%에서 올해 19.9%로 증가, 우리 무역의 반도체 의존 심화 현상도 계속될 전망이다.
조선, 철강,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에서는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됐다. 조선은 수주절벽 현실화로 건조량이 크게 줄어 올해 생산이 전년보다 31.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