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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바이오 세계 5대 强國 이끄는 기업 ④] 티슈진, 국내 첫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로 세계바이오시장 ‘주목’
-1999년 설립 후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매진
-국내 첫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개발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 승인위한 절차 진행
-11월 코스닥 상장 뒤 단숨에 시가총액 7위

[헤럴드경제=김태열ㆍ손인규 기자]올 해 증권시장 주인공은 ‘바이오’라고 할 만큼 증권시장에서 바이오기업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특히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 주식 수익률 1위 ‘신라젠’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았던 바이오기업이 바로 ‘티슈진’이었다. 바이오업계에서조차 이름이 생소했던 티슈진은 지난 11월 초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하반기 IPO 최대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이런 기대감은 기우가 아니었다. 티슈진은 코스닥 상장과 함께 시가총액 2조원을 넘으며 단숨에 코스닥 7위로 올라섰다. 티슈진은 첫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개발에 성공하며 올 해 바이오업계 최대 ‘루키’가 됐고 앞으로도 업계를 이끌 차세대 바이오기업 자리를 일찌감치 예약하고 있다.

[사진설명=11월 6일 티슈진이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우석(왼쪽 세번째), 이범석(왼쪽 네번째) 공동대표.]

▶1999년 설립 후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외길’=티슈진의 탄생은 지난 1994년 이관희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다지증 손가락 절제수술 당시 발견한 조직세포가 시작이었다. 이 교수는 다지증 환자의 손가락 절제 수술 후 남은 대부분의 조직이 연골세포라는 것을 알게 됐고 연구를 통해 이 연골세포로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찾아냈다. 이후 코오롱그룹 중앙연구소가 이 교수의 기술에 관심을 보였지만 이를 상업화하는데는 오랜 기간과 엄청난 투자비가 필요했기에 코오롱은 이 사업을 진행할지, 포기할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당시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성공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미래 투자에는 대가가 따를 수 밖에 없다”며 “그룹의 미래를 생각할 때 개발에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한다”고 결심했다.

이로써 ‘티슈진-C(인보사 개발 프로젝트명)’의 개발이 시작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은 1999년 6월 미국 메릴랜드주 워싱턴에 자회사 ‘티슈진’을 설립하게 된다. 티슈진이 미국에 설립된 이유는 처음부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아직 임상 1상도 승인받지 못한 상황에서 무모한 도전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 회장과 티슈진 직원들은 인보사 성공에 대한 믿음을 갖고 꾸준히 연구개발에만 매진했다.

2001년 미국에서 인보사 관련 기술 특허를 획득한 티슈진은 2006년 마침내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게 된다. 2009년 미국 임상 1상을 위한 환자 투여가 시작된 뒤 2010년 임상 2상 승인, 2015년 미국 임상 3상까지 승인받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2017년 7월 코오롱생명과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의 품목 허가를 받게 된다. 당시 인보사는 ‘국내 29호 신약’이자 국내 개발 첫 ‘세포유전자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성장 가능성 높은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 인보사 기대감 ‘UP(업)’=인보사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관절 및 연골에서 세포를 채취하고 이를 배양해 세포 개수를 늘린다. 여기에 ‘TGF-베타1’이라는 성장 유전자를 주입해 형질 전환된 연골세포를 만든다. 이를 정상 연골세포와 합친 것이 인보사다. 인보사는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은 물론 골관절의 기능 저하를 막는다. 골관절염 진행과 수술시기를 늦추는 역할도 한다.

티슈진 관계자는 “특히 병원에 입원할 필요없이 단 1회 주사로 그 효과가 2년 이상 유지되는 효과가 있다”며 “진통 소염제, 스테로이드, 히알루론산 등으로 치료하던 경증 환자들이 심한 중증도로 진행해 수술을 하기 전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는데 이런 환자들에게 인보사가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보사는 현재 식약처로부터 중등도 이상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인보사는 적응증 확대를 위해 경증환자 대상 임상 3상을 승인받고 2년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 경증 환자까지 적응증을 넓히게 되면 인보사를 투여할 수 있는 대상은 180만명까지 늘어난다.

특히 인보사는 무릎 골관절염뿐만 아니라 모든 골관절염으로의 적응증 확장도 계획 중이다.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전 세계 골관절염 환자수는 1억1000만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750만명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보다 15배 정도가 많다. 하지만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류마티스관절염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이 개발돼 있지 않아 스테로이드 같은 진통제가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골관절염 치료를 위한 바이오의약품이 개발될 경우 한 해 18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를 뛰어 넘을 수도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미국 티슈진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 데뷔하자마자 7위…미국 임상 성공하면 ‘대박’=티슈진은 올 해 증권시장을 휩쓴 바이오주 중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기도 했다. 지난 11월 6일 코스닥 입성과 함께 시가총액 2조원을 넘으며 단숨에 7위 자리를 차지했다. 26일 현재 티슈진의 시가총액은 2조6900억원이다.

잘나가던 티슈진에게 최근 악재도 생겼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9일 일본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제약으로부터 지난해 11월에 맺은 인보사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 취소와 계약금 25억엔(약 250억원)의 반환 통보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미츠비시타나베는 계약 체결 당시 티슈진이 미국 3상을 위한 임상시료 생산처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3상 시료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은 후 임상을 개시해야 한다는 `클리니컬 홀드레터(Clinical Hold Letter)`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취소 사유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 악재가 인보사의 신약가치에 대한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미 인보사가 한국에서 품목 승인이 돼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고 내년 상반기부터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개발 이전단계보다 더 상업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다른 회사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티슈진이 현재 준비 중인 미국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성공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티슈진의 가치는 지금의 2~3배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티슈진은 최근 세계적 위탁생산업체(CMO)인 ‘론자’를 통해 미국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임상의약품 생산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품질 검사를 마치는 대로 미 FDA에 임상 3상 개시를 위한 임상의약품 사용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인보사는 미국 내 70개 임상기관에서 1000여명을 대상으로 2년간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티슈진 관계자는 “이미 임상 2상을 통해 2년간 골관절염의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2021년 미국 임상을 완료하고 2023년 인보사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마땅한 골관절염 치료제가 개발돼 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인보사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소위 대박이 날 수도 있다”며 “다만 단순히 통증 완화 효과뿐만 아니라 관절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까지 보여줘야 그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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