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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배기표 리스크 매니지먼트 코리아 대표]평창동계올림픽은 그저 성공하지 않는다
얼마 전, 스위스 인터라켄의 융프라우를 다녀왔다. 우연히 전망대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리는 작은 현수막을 발견했다. ‘누가 이 멀리까지 와서 평창을 알리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대해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구나!’라는 미안함을 느꼈다.

귀국해 정선, 영월, 평창 등의 주요 동계올림픽 장소를 여행했다. 무척 놀란 것은 생각보다 올림픽 분위기가 거의 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예산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 광고판이나 현수막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현지의 비싼 숙박료 때문에 차라리 서울 특급호텔에서 자고 택시로 왕복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는 냉소적인 기사마저 자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하면 긍정적으로 전환하면서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그건 다름이 아니라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가장 올림픽다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다.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쿠베르탱이 말한 올림픽 강령 속에서 우리는 올림픽의 정신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올림픽 정신을 실천하는 섬세한 계획들을 실천함으로써 전세계인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추억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첫째, 의미있는 참가자에게 참가메달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과거 우리 나라 쇼트트랙의 영웅 전이경선수가 코치로 있는 싱가포르 쇼트트랙팀처럼 처음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는 국가가 있다. 이들은 부족한 동계스포츠 인프라 속에서 나름의 노력과 열정을 통해 올림픽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런 선수들에게 참가메달을 선사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참여 선수 모두에게 상징적인 참여메달을 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작은 노력에서 평창올림픽이 지니고 있는 올림픽정신이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평창 올림픽에 참여하는 모두가 챔피언임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둘째, 자라나는 유소년들에게 올림픽 참여의 꿈을 심어주는 것이다. 아름다운 경쟁 속에서의 노력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를 심어줄 수 있는 체험형 관람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부모 참여형 체험학습프로그램으로 진행해 수업대체가 가능하도록 하면 많은 가족형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의 경우에도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담은 한국문화를 가미한 가족형 관람문화 패키지를 제공한다면, 보다 실효적인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이다.

스위스 융프라우에 왜 수많은 가족 관광객들이 오는 이유를 알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스위스를 대표하는 여성 육상선수 캄분지가 포웰과 함께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건 팀을 구성하고, 어린이 육상선수들을 코치하며 설원에서 함께 달리는 경주를 했다. 어린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보면서 이 경기는 결과에 상관없이 달리기에 참여한 어린이와 선수, 부모, 관람객 모두가 행복한 승리자가 된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셋째, 올림픽 스폰서쉽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의 광고가 올림픽정신을 지향해야 한다. 단순한 스폰서쉽을 통한 마케팅 활동은 지나친 비용을 초래하며 한방향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드러내기 쉽다. 하지만 브랜드 체험을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 아이덴터티와 연계된 브랜드 연상을 제공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게 된다. 단순히 기업브랜드를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올림픽 체험프로그램이나 올림픽정신 조형물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융프라우 슬로프에 보이는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당신이 챔피언이다!’라는 슬로건의 한 모퉁이에 조그맣게 새겨진 한 글로벌 시계 브랜드는 지금도 내 마음 속에 따뜻하게 간직되어 있다.

최근 올림픽들의 흥행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대부분 국가의 국민들은 예산낭비 등과 같은 올림픽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참여가 저조하고, 올림픽 이후의 시설활용에 대해서도 걱정을 하고 있다. 이제는 무를수도 없다. 어차피 치뤄야 한다면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그 해답은 바로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올림픽을 지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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