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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따른 北 귀순병사, 북한 내부 소요사태 가능성 높아지나?
-북한병사 귀순, 지난해 1명에서 올해 총 4명 증가
-북한군 내부 불만 표출됐지만 소요사태 가능성은 적어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여파 주목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지난 21일 오전 경기 연천 최전방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북한병사 1명이 귀순하면서 북한군 내부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귀순은 지난달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추격조의 총격에도 불구하고 남쪽으로 넘어온 오모 병사의 귀순 이후 불과 38일 만에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연합군사훈련를 연기하자고 미국에 제안한 가운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군 관계자 및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달에 이어 지난 21일 귀순 사태는 북한 군인들의 내부 불만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례라는 분석이다. 지난달과 이번에 귀순한 병사들은 감시가 소홀한 야간이 아닌 상대적으로 눈에 뛰기 쉬운 낮 시간대에 귀순을 감행한 점이 특징이다. JSA에서 귀순한 병사의 경우, 당초 대낮에 차량을 몰고 남쪽으로 귀순을 시도했으나 차량이 배수로에 빠지자 차에서 내려 남쪽까지 달려왔다. 이번 귀순병사는 조사결과, 남쪽으로 넘어올 당시 AK소총을 무장한 사실이 드러나 근무 중에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 참가자들이 지난 20일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북한군 병사의 귀순 인원도 지난해 대비 대폭 늘었다. 북한군 병사 귀순은 지난해 1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총 4차례에 걸쳐 4명이 남쪽으로 넘어왔다. 올해 들어 북한병사 귀순은 ▷6월 13일 경기 지역 중부전선 ▷6월 23일 강원 지역 중부전선 ▷11월 13일 판문점 JSA ▷12월 21일 경기지역 중서부전선 등 총 4차례로 집계됐다. 북한 주민을 포함한 총 귀순 인원은 올해만 9회에 걸쳐 15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귀순은 총 3차례 걸쳐 5명으로 군인 1명과 주민 4명 등이었다. 올해 귀순 인원은 지난해 대비 3배나 늘었다. 올해 탈북민 전체 규모는 지난해 대비 약 16% 감소하는 상황에서 북한 병사들의 귀순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국면이 지속되면서 북한군 내 일반 병사들까지 극한 상황에 처하자 이같은 선택을 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귀순이 산발적으로 발생해 군 내부 소요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기본적으로 북한군이 연이어 탈출하는 현상은 병사들도 어려움을 느끼면서 그런 불만들이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며 “귀순사태가 분명 북한의 체제 안정성에는 부담이 되는 요인이지만, 소요사태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체제 내 아직은 소요 등에 대비한 안전장치들이 마련돼 있고, 평양에 거주하는 핵심 계층들은 상대적으로 정권에 대한 불만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내년 2월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한미군사훈련 연기안을 미국에 제안한 가운데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 병사 귀순사태가 자칫 대화 분위기 조성에 장애물로 작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군사전략가들 사이에서 김정은 유고 등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영변 핵시설 점령 등 중국과 합동작전 시나리오가 공개되기도 했다. 유사시 미국은 평양 진입 후에도 북한 핵무기 제거 후 남한으로 복귀하고, 중국은 난민 문제 등을 관리하기 위해 사전계획을 구상 중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지난 10월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제안한 ‘빅딜설’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고육지책적 대안에 불과하다”며 “미국의 시나리오에 대해 중국은 정작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김정은이 축출된다면 새로 들어설 북한 정권이 친미가 될 여지도 있다”며 “아직은 중국과 미국의 신뢰관계가 공고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agamo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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